사설·칼럼 기자수첩

[기자수첩] 지역성만 쏙 빠진 유료방송 M&A

서영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8.08 17:45

수정 2019.08.08 17:45

[기자수첩] 지역성만 쏙 빠진 유료방송 M&A
유료방송시장에서 인수합병(M&A)이 진행되고 있다. 이번에도 이동통신사 중심의 케이블TV M&A다. 유료방송시장에서 M&A가 시작되자 어김없이 이해관계자별로 자신들의 주장을 쏟아내고 있다. 이에 발맞춰 각종 토론회도 열리고 있다. 토론회의 주인공은 주로 이통3사다. M&A 주체이기도 하지만, 경쟁사에 최대한 불리한 조건을 걸기 위해 안감힘을 쓰고 있다.


이번 M&A에서는 LG유플러스의 CJ헬로 알뜰폰(MVNO) 부문 인수가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과거 SK텔레콤의 CJ헬로 M&A 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SK텔레콤과 KT는 알뜰폰 부문을 분리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LG유플러스는 알뜰폰 부문 인수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최근 열린 유료방송시장 M&A 토론회에서 자주 연출되는 장면이다.

이통3사가 알뜰폰에 대한 주장을 되풀이하면서 시간을 허비하고 있지만, 정작 케이블TV 본연에 대한 고민은 빠져 있는 것 같다. 케이블TV는 지역에 기반을 둔 사업자다. 따라서 지역성 구현을 주요 책무로 하고 있다. 전국 단위 사업자인 인터넷(IP)TV가 지역 사업자인 케이블TV를 M&A하려면 지역성 구현에 대한 고민이 우선시돼야 한다.

이통사들은 케이블TV M&A 이후 콘텐츠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겠다고 약속하고 있다. 하지만 전국 단위 사업자가 추진하는 콘텐츠 투자가 지역성을 구현하는 데 도움이 될까. 케이블TV는 지역에 뿌리를 두고 지역민의 소식을 전달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따라서 총선이나 지방선거가 열리면 케이블TV 사업자들은 지역의 후보들을 각각 조명해 가면서 일꾼을 뽑는 데 도움을 준다. 전국 단위 사업자는 절대 할 수 없는 일이다.

이통사가 약속하고 있는 콘텐츠 투자는 지상파와 비슷한 개념으로 읽히는 것이 사실이다. 중앙에서 만들어지는 콘텐츠가 지역으로 뿌려지는 형태다.
각 지역의 특성을 살리는 데는 분명히 한계가 존재한다. 이 때문에 M&A 주체인 이통사에 요구하고 싶다.
단순히 뜬구름 잡는 콘텐츠 투자계획 말고 케이블TV의 지역성을 살릴 수 있는 지역채널 강화방안을 알려달라고. 분명 그 안에는 지역채널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콘텐츠 투자계획도 들어있어야 할 것이다.

syj@fnnews.com 서영준 정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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