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반도체 부품 벤처기업 "거래에도 '스펙'...대기업 인식 바뀌어야"

뉴시스

입력 2019.08.09 09:10

수정 2019.08.09 09:10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표주연 김진아 기자 = 일본이 초유의 경제보복을 단행하며 국내 산업 전반을 위협하고 있는 가운데 그간 매출과 규모 등에서 대기업이 요구하는 문턱을 넘지못해 홀대받던 중소벤처기업들이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수년에 걸쳐 독자적 기술을 개발한 중소벤처기업을 상대로 대기업들이 "시설을 키우면 제품을 써주겠다"는 식의 '스팩'을 요구하는 관행이 많다는 얘기다.

국내 반도체 부품 벤처기업 큐디엠의 이민상 대표는 9일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국산화를 비롯한 정부 정책에 앞서 대기업들의 인식 전환이 가장 시급하다고 본다"며 "채용할 때만 학벌 위주로 우수인재를 뽑는 것이 아니다. (영세)기업과 거래를 할 때도 외형을 중요하게 본다"고 했다.

이 대표는 "발주를 하고, 안정적인 공급을 받아야 하니 외형을 중요하게 생각할 수도 있다"면서도 "하지만 이제 국내 제품들도 충분한 기술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하고 이를 받아들여주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정부 역시 국산화를 위해 중소기업을 도와주는 것은 좋지만 그 방법에 대해서는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배고프다고 무조건 모든 이에게 한 숟가락씩 떠주다보면 결국 살아남는 기업이 없어질 것이고 상장업체들 위주로 지원이 이뤄지면 약육강식이 된다.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이 대표와의 일문일답이다.

-큐디엠은 어떤 제품을 생산하고 있나.

"양자점 나노입자라고, 반도체 관련 품목이다."

-해당 분야에서는 일본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가.

"일본산 원자재를 하나 쓰고 있는데 국산으로 바꿔야 한다. 지금은 직접 수입은 하지 않고 다른 곳에서 대량으로 떼 오면 구매하는 구조다. 아직 양이 많지 않아 타격이 크지 않지만 결국 준비해야 된다."

-특허 보유 현황은.

"아직 특허로 등록되지 않았지만 출원 중인 것이 3건이다."

-일본 제품을 쓰는 이유는.

"안정적이다. 중국산보다 안정적일뿐더러 다른 곳에서 썼으니 이미 검증이 끝나지 않았나. 하지만 앞으로 무조건 국산 제품을 사용할 계획이다. 국산 제품을 쓰는 곳이 많아져야 결국 국산화가 된다. 국산화를 위한 협업을 이뤄 품질을 높이는 것이 급선무다."

-대기업에 납품 이력 있나.

"없다. 지금은 중국 디스플레이쪽에 수출하고 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국내 대기업을 뚫어야 한다. 하지만 저희같이 작은 회사는 대기업이 쳐다보지도 않는다. 결국 회사를 좀 더 키운 다음에 접근할 것이다."

-이번 일본 수출규제 이후 애로사항이 있는지.

"우리는 상황을 지켜보며 '이건 안되겠다' 싶어 미리 준비했다. 이런 상황이 언젠가 반드시 또 오겠다 싶었다. 결국 국산 제품을 쓰지 못하게 된다면 기업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국산화 이뤄진다면 해당 분야에서 경쟁력 갖출까.

"지금 배고프다고 계속해서 일본산을 쓴다면 악순환이 계속될 거라 본다. 좀 힘들더라도 국산화가 결국 안정적이다.
덧붙이자면 기업할 수 있는 환경을 좀 만들어주면 좋겠다. 예로 우리나라는 지금 정부가 아닌 시민단체들이 환경규제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데 이 같은 부분을 좀 고쳐주면 좋겠다.
관련 산업에 종사하는 기업들이 너무 힘들다."
pyo000@newsis.com, hummingbird@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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