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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日 견제 뚫고 비메모리서 성과 올린 삼성전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8.09 17:45

수정 2019.08.09 17:59

삼성전자의 D램 시장점유율이 6분기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극심한 부진과 일본의 경제보복이 최고조에 달한 상황에서 나온 결과여서 주목된다. 8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디램익스체인지가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2·4분기 45.7%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며 압도적 1위 자리를 지켰다. 매출은 전분기 대비 2.7% 줄었지만 점유율은 오히려 3.0%포인트 상승한 결과다. 2·3위인 SK하이닉스(28.7%), 마이크론(20.5%)과의 격차도 더 벌어졌다.

더욱 눈길을 끄는 소식은 중국에서 전해졌다.
이날 중국 스마트폰 업체 샤오미는 삼성전자와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삼성이 지난 5월 발표한 신형 이미지센서를 자사 주력제품에 탑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미지센서는 빛을 디지털 신호로 변환해 이미지로 보여주는 비메모리 시스템반도체로 일본 소니(시장점유율 50.1%)가 글로벌 1위 업체다. 후발주자인 삼성(20.5%)과의 격차가 아직 큰 상황이지만 일본 업체들은 삼성의 움직임에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2030 반도체 비전'을 발표했다. 오는 2030년까지 메모리를 넘어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도 세계 1위에 오른다는 원대한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삼성은 2030년까지 총 133조원을 쏟아붓기로 했다. 이번에 샤오미가 탑재하기로 한 6400만화소 이미지센서도 이 계획 아래 개발된 제품이다. 이미지센서는 삼성이 1등을 할 수 있는 시스템반도체 3개 제품군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일각에서는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가 삼성의 비메모리 반도체 세계 1위 전략에 깜짝 놀란 견제용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한다. 일본이 수출규제 중인 3개 품목이 모두 삼성전자의 차세대 반도체와 스마트폰 등에 주로 쓰이는 소재이기 때문이다.
일본의 경제보복이 한창이던 지난 6일 이재용 부회장은 충남 아산에 있는 삼성전자 온양캠퍼스를 전격 방문했다. 이는 일본의 견제에도 불구하고 '2030 반도체 비전'을 강력 추진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정부는 기업이 뜻을 펼칠 수 있도록 길을 활짝 열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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