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광복절 메시지' 고심..대일(對日) 발언 수위는?

-광복절 나흘 앞으로 다가와... 대일·대북 메시지 '주목'
-강경 발언 보단 희망 메시지로 '상생과 평화' 강조할 듯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나흘 앞으로 다가온 '8·15 광복절' 메시지를 놓고 고심 중이다. '숨고르기'에 들어갔다지만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로 촉발된 한·일 경제전쟁이 현재 진행형이고 북한이 연일 '미사일 도발'을 자행하고 있어서다. 강경 보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통해 '상생과 평화'를 강조하지 않겠느냐는 전망 속에 메시지 수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주말 내내 공식 일정 없이 광복절 메시지 등을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광복절 메시지의 함의가 어느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라는 점에서 참모진들과 연설문 독회를 진행하는 등 심혈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문 대통령은 대일(對日) 메시지에 많은 부분을 할애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광복절이 갖는 역사적인 의미는 물론이고, 최근 양국간 갈등의 해법 모색에도 '분수령'이 될 수 있어서다.

메시지 수위와 관련해서는 최근 발언이 가늠자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지난 8일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 언급한 '승자 없는 게임'이 의미하는 바가 크다. 당시 문 대통령은 "일본이 일방적인 무역보복 조치로 설령 얻는 이익이 있다 해도 일시적인 것에 지나지 않는다. 결국은 일본 자신을 포함한 모두가 피해자가 되는 승자없는 게임"이라며 부당한 수출규제 조치의 철회를 거듭 촉구했다. 이를 두고 한·일 모두의 출혈이 불가피한 전면전으로 악화되기 전에 이제라도 외교적 대화를 통해 해법을 모색하자는 '유화적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같은 날 우리 정부가 일본의 경제보복에 대응해 일본을 우리나라의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가) 대상에서 제외하려던 조치를 사실상 유보했고, 일본 정부가 수출규제 한 달여 만에 처음으로 반도체 핵심소재 3개 품목과 관련해 국내 기업이 신청한 1건의 수출을 허가한 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일본의 수출 허가를 놓고 '명분쌓기용'이라는 지적도 나오지만 양국의 대치가 소강상태로 접어들었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대북(對北) 메시지도 최근 잇따른 '미사일 도발'에 대해 직접적으로 규탄하기 보다는 평화를 강조하는 우회로를 선택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평화경제'에 대한 진전된 구상을 밝힐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한 청와대의 반응은 이를 뒷받침한다. 청와대는 지난 10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이번 북한의 발사는 내일부터 실시할 예정인 한미연합지휘소훈련에 대응한 무력시위로서 자체 개발한 신형 단거리 발사체의 성능 확인 목적도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면서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고만 할 뿐 '규탄 메시지'는 없었다.

북·미 대화가 이르면 이달말 재개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0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자신에게 보낸 친서를 통해 한·미 연합군사훈련이 종료되는 대로 협상 재개를 희망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으로서는 지난 6월 30일 역사적인 '남북미 판문점 회동'에 이어 북·미 대화가 다시 정상궤도에 오를 조짐을 보이는 만큼 촉진자로서의 역할에 좀 더 방점을 찍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fnkhy@fnnews.com 김호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