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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무역전쟁 심화땐… 세계 경제 9개월내 침체 빠질 것"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8.11 17:39

수정 2019.08.11 21:08

모간스탠리의 ‘경고’
美, 中압박 관세율 25%로 올릴땐 中도 위안 가치 하락 방관 ‘맞대응’
기업심리 나락·금융여건 악화로 세계 성장률 ‘2.5%’ 밑돌 가능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모든 중국 제품에 25% 관세를 물리고, 중국이 이에 맞대응하면 세계 경제는 9개월 안에 침체에 빠질 것이라고 모간스탠리가 경고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는 9월부터 중국 제품 3000억달러어치에 10% 관세가 매겨지면 관세율이 곧 25%로 오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전망했다.

한편 위안 평가절하를 둘러싼 미중 갈등도 쉽게 가라앉기 어려울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일 중국이 인위적으로 위안 가치를 끌어내리고 있다고 주장하는 가운데 국제통화기금(IMF)은 중국의 환율조작을 하지 않았다고 중국 측의 손을 들어줬다. 명분까지 손에 쥔 중국이 위안 하락을 방관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됐고, 이에 대응한 미국의 보복 가능성 역시 따라서 높아지게 됐다.

■아홉달 안에 경기침체

10일(이하 현지시간) 마켓워치에 따르면 모간스탠리는 고객들에게 보낸 분석노트에서 세계 경기침체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모간스탠리는 트럼프가 중국 제품 3000억달러 어치에 대한 관세율을 25%로 끌어올리고, 이에 중국이 맞대응하면 세계 경제는 침체로 향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보고서는 9월 1일부터 적용되는 10% 관세는 그 자체로 충분히 세계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기는 하지만 아직은 감내할만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우선 10% 관세가 4~5개월 이상 지속되면 세계 경제는 둔화돼 각국의 금리인하에도 불구하고 2.8~3%의 낮은 성장을 유지할 것으로 보고서는 전망했다.

IMF에 따르면 세계 경제는 지난해 3.6% 성장했고, 올해에는 3.2% 성장할 전망이다. 모간스탠리 전망에 따르면 10% 관세가 9월부터 적용돼 올해말 이후까지 지속되면 성장률이 IMF 전망에 비해 0.2~0.4%포인트 둔화된다.

문제는 트럼프가 중국 압박을 강화해 관세율을 25%로 끌어올리고, 중국이 미국에 대한 추가 제재로 맞대응할 경우이다. 이럴 경우 모간스탠리는 기업심리가 나락으로 추락하면서 금융여건이 악화하고, 자본지출과 노동시장에 충격을 줘 세계 경제가 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모간스탠리는 전세계 성장률이 2.5%를 밑돌 경우 이를 경기침체로 규정하고 있다. 중국을 비롯한 개발도상국들의 평균을 크게 웃도는 높은 성장률과 선진국들의 낮은 성장률을 감안한 기준이다.

■관세율 인상·자동차 관세 가능성 고조

트럼프가 3000억달러어치 중국 제품에 10% 관세를 일단 물리면 이를 25%로 끌어 올릴 가능성 역시 점점 더 높아지는 것으로 시장에서는 보고 있다.

BoA 메릴린치는 보고서에서 "10% 관세율이 25%로 뛸 위험이 상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그 시점이 되면 모든 중국 수입품에 25% 관세가 매겨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자동차 관세 가능성도 높다고 메릴린치는 경고했다. 다만 한국은 멕시코, 캐나다와 함께 관세대상에서 빠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메릴린치는 예상했다. 보고서는 "북미 이외지역(한국 역시 (멕시코, 캐나다와 함께) 면제될 가능성이 높지만)에서 수입하는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에 관세가 매겨질 위험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IMF "중, 환율조작 안했다"

미중 갈등이 가라앉을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중국인민은행(PBOC)이 '1달러=7위안'을 포기하고 7위안 이상에서 환율이 움직이도록 허용하는 이른바 '포치(破七)'를 지속하는 가운데 대중국 초강경파인 피터 나바로 미 국가무역위원회 위원장이 중국에 추가대응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환율을 둘러싼 미중의 엇갈린 주장 속에 IMF가 중국 손을 들어주면서 시장의 분석을 공식화했지만 환율 갈등 그리고 이에따른 미중 무역전쟁 심화 가능성은 되레 고조될 전망이다. 중국은 IMF까지 등에 업고 포치를 지속할 명분을 얻은 반면 IMF와 전문가 등의 의견을 깡그리 무시해 온 트럼프는 대중 압박을 강화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AP통신에 따르면 IMF는 9일 중국 경제 연례 보고서에서 위안이 다른 나라 통화들에 대해 '대체로 안정된' 흐름을 보여왔다면서 PBOC의 시장개입은 거의 없었음을 시사했다.

미국은 이날도 중국을 환율조작국이라며 공격했다.
나바로는 CNBC 방송 인터뷰에서 "중국은 명백히 환율을 조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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