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삼성, "벨기에 소재 수입여부 말못해...소재 다변화 노력중"

뉴시스

입력 2019.08.12 10:42

수정 2019.08.12 11:06

일본 경제보복 관련, 일각에서 불거진 '벨기에 수입설' 등에 침묵 규제 강화 가능성, 현지 거래선과의 관계 등으로 발언 어려울 듯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1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의 모습. 2019.08.01.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1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의 모습. 2019.08.01.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고은결 기자 = 일본의 수출 규제 강화 조치에 대응할 삼성전자의 전략에 반도체 업계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국내 반도체 산업의 허를 찌른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에 삼성전자가 직격탄을 맞은 격이기 때문이다.

다만 삼성전자는 지난달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가 발표된 이후 '소재 다변화에 노력 중'이란 입장으로 대부분 답변을 갈음해왔다. 당장 생산 차질을 빚을 수 있는 사상 초유의 위기 속에서 기업 기밀을 드러내는 것은 제 발등을 찍는 것과 다름 없어서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일 일본의 닛케이 아시안 리뷰는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장을 맡고 있는 박재근 한양대 교수를 인용해 삼성전자가 EUV용 포토레지스트를 벨기에 기업으로부터 조달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삼성전자는 닛케이 아시안 리뷰의 보도 내용에 대해 "확인이 어렵다"고만 밝혔다.


그러나 박재근 교수는 해당 기사와 관련해 "일본 언론과 통화를 하거나 직접 만나지 않았다"며 "정정보도 요청을 헀지만 구체적인 회신을 받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닛케이 아시안 리뷰의 취재에 응한 적도 없으며, 해당 기사의 내용은 완벽한 오보라는 이야기다. 그는 또한 "학회 회장으로 기업의 기밀을 말하고 다닌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너무 황당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국내에서도 삼성전자의 수출 규제 대응 전략에 대한 관측은 꾸준히 이어졌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국내 소재 업체를 비롯해 유럽, 중국 등 다른 나라의 소재로 공정을 대체할 수 있을지 테스트를 진행해온 것으로 보고 있다.일본의 수출 규제에 따른 개별수출 허가 기한은 최대 90일이므로, 일본의 수출허가 여부를 예단하기 어려운 9월 말까지는 다양한 테스트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됐다.

삼성전자 측은 "공급선 다변화를 위해 노력 중인 것은 맞지만 어떤 업체의 제품을 테스트 중이고, 진행 상황은 어떤지 등은 확인이 어렵다"면서 소재 확보 상황에 대한 공식적인 확인은 자제해왔다.한일 경제분쟁이 장기전으로 돌입한 가운데,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 강화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으며 현지 거래선과의 거래 가능성 등을 둘러싼 이해관계가 복잡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이 같은 위기는 삼성전자 내부의 실책에서 비롯된게 아니라, 외부적 상황인 정치·외교 갈등에서 비롯됐기 때문에 개별 기업이 발언하기가 더욱 어려울 것이란 분석도 있다.

앞서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한 '화웨이 제재'에 대해서도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 기업들은 양국 간 '샌드위치 신세'에 처하며 직접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국가 간 패권경쟁에서 유구무언일 수밖에 없다는 속내를 간접적으로 드러내는 것 외에는'노코멘트'를 고수했다.

다만 삼성전자는 위기 극복을 위해 전사적인 노력 중이라는 입장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비상 경영에 돌입하며 이재용 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 일본 출장을 다녀오는 등 현지 상황을 점검했다. 또한 전사적인 '컨틴전시 플랜'을 강력 주문, 사업부별 예상 피해를 점검하고 대응책을 강구했다.

또한 일본의 수출규제 확대 가능성에 대비해 스마트폰 및 가전 세트부문 협력사들에 일본산 소재 및 부품 재고 확보를 요청하고,이 부회장은 지난 6일부터 반도체 패키징 기술 개발과 검사 등을 담당하는 온양과 천안 사업장을 시작으로 전국 사업장 점검에 나섰다.

한편,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디램익스체인지는 지난 1일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2.5개월 정도의 재고가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일본이 이미 수출 규제 조치를 적용한 포토레지스트, 고순도 불화수소 등의 재고를 의미한다.


이후 일본 정부는 지난 8일 수출 규제 한 달 만에 EUV 포토레지스트의 수출 계약 한 건을 허가했다. 지난달 4일 개별허가 품목으로 전환하며 약 90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됐지만, 한 달 여만에 허가가 이뤄졌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EUV 파운드리 라인 가동은 일단 한숨을 돌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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