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년 전 실종된 여동생, 못난 언니가 미안해..."

이병순씨(63, 당시 36세)는 왜소한 체격과 갸름한 얼굴형에 앞니가 벌어진 외모 특징이 있었으며, 실종 당시 키는 154cm, 체중은 48kg였다./사진=실종아동전문기관 제공

"못난 언니가 미안할 뿐이야. 어디에서 어떻게 생활하고 있을 지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진다. 건강하게 살고 있다면 서로 속히 만나자."
이병숙씨(70)는 27년 전 이별한 여동생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묻자 자신의 실수를 책망하며 목소리를 떨었다.

12일 실종아동전문기관에 따르면 이병순씨(63.실종 당시 36세)는 경기 광명시 광명동 자택에서 집을 나선 뒤 돌아오지 않았다.

당시 경리 일을 하다 쉬고 있던 이씨가 '친구를 만나고 오겠다'고 말한 뒤 돌아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씨는 정신건강 문제로 반년 가까이 휴직 중이었다.

언니인 병숙씨는 동생의 정신질환이 집에 돌아오지 못할 정도로 큰 문제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는 "(동생이) '자기 통화를 누가 엿듣는다'며 불안해했고, 전화를 바꿔 주자 별 얘기는 없었다"며 "발작 증세는 없었고, 약물 치료로 인해 약간 멍해지긴 했지만 아무 이상은 없었다"고 동생을 기억했다.

그런 병순씨가 실종 당일 아침에 집을 나간 후, 언니 병숙씨가 퇴근해 귀가해 보니 여전히 돌아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후 27년간 두 자매는 만나지 못했다.

병숙씨는 동생을 적극적으로 말리지 못한 것이 가장 후회된다고 했다. 그는 "나가지 못하게 지갑이나 소지품을 뺏앗으면 금방 돌아올 거라고 생각했다. (동생이) 어느 정도 정상적이라고도 생각도 했다"며 "출근이 바빠 좀 더 적극적으로 말리지 못한 것이 후회된다"고 전했다.

병숙씨는 시설이나 병원의 비협조가 가장 애를 먹는 점이라고 토로했다. 개인정보 등 인권보호 때문에 경찰과 동행하더라도 환자 목록을 열람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는 "92년 실종돼 컴퓨터 데이터도 없고, 동생의 주민등록번호로는 등록이 되지 않아 찾을 수가 없다"며 "사망자를 확인해 보려고 해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동생에 대한) 책임감도 있고, 그간 못해준 것도 많다. 어디선가 정신차리고 건강히 인격적 대우를 받고 살았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bhoon@fnnews.com 이병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