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가족 보러 못가나요?"...항공편 취소에 韓.日 시민 속앓이

일본의 한국 수출규제로 인한 반발로 일본 여행이 대폭 감소했다. 지난달 31일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 국제선 내 일본 항공사 탑승 수속 창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 일본인과 결혼해 대구 현풍 지역에 사는 김모씨(33)는 지난주 한 항공사의 운휴 통보를 받고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항공사에서 대구-기타큐슈 행 항공편을 취소했기 때문이다. 김씨 부부는 9월 초 어머니, 이모와 함께 일본 기타큐슈 처가댁에 방문하기로 해 렌터카와 숙소를 모두 예약한 상황이었다. 대다수 기타큐슈 행 항공편이 없어진 탓에 김씨 가족은 이러지도 저리지도 못하게 됐다.

일본의 수출규제에 따른 불매운동 확산으로 항공편이 없어지자 한일 양국의 시민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불매운동에 따른 항공편 감소와 관련, 시민들의 피해에 대한 적절한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LCC 중심 日노선 줄여
1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일본 노선 매출 비중이 30%에 달했던 저비용항공사(LCC)를 중심으로 운항 중단이 잇따르고 있다.

실제 LCC 업계 1등인 제주항공은 이달 25일부터 10월 26일까지 9개 일본 노선의 감편을 결정했다. 이번 결정으로 일본 노선은 총 789편을 507편으로 35.7% 줄일 예정이다.

티웨이항공도 이달 19일부터 최대 10월 26일까지 인천~삿포로~오키나와~사가~오이타~구마모토~가고시마, 대구~삿포로~오키나와~오사카 등 9개 일본 노선 운항을 중지한다. 다른 LCC 항공사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대형항공사(FSC)도 일본 노선 축소에 나섰다. 대한항공은 다음달 3일부터 부산~삿포로 노선을 폐지한다. 일부 노선은 소형기로 대체해 공급석을 줄이기로 했다.

갑작스러운 노선 축소 소식에 피해를 보는 것은 비단 한국인뿐만 아니다. 일본 현지인들의 피해도 늘고 있는 처지다. 한국에 자주 출장 오는 구마모토 거주 일본인 A씨(37)는 "갑자기 운항 취소 소식을 듣고 급하게 후쿠오카에서 출발하는 비행기 티켓을 확보했다"고 전했다.

■"갑작스러운 취소 적절히 보상해야"
항공사마다 운휴 정책이 제각각이라 피해를 보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B씨(30)는 친구와 오는 9월 20일 인천-삿포로 행 왕복 티켓을 각각 다른 항공사에 발권했다. 통상적으로 편도단위로 판매하는 LCC 특성상 특별한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한 항공사에서는 운휴 결정을 하고 다른 항공사는 운휴 결정을 하지 않는 바람에 문제가 생겼다. B씨가 따지자 항공사는 환불수수료 6만원을 요구했다. 티켓값이 편도 12만원인 것을 고려해 절반을 물어내야 하는 셈이다.

B씨는 "항공사 운휴에 따라 환불 요구를 하는 것은 개인 사정이 아니다"며 "그런데도 환불 수수료를 받는다는 게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갑작스러운 항공편 취소에 따른 소비자들의 피해에 적절히 보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홍수 소비자주권시민연대 팀장은 "수요가 줄어든다고 갑자기 항공편을 폐지하면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전가된다"며 "소비자에 대한 적절한 보상과 피해를 최소화하는 대체 안내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