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인종'부터 '빨대'까지…"트럼프, 대선승리 위해 문화전쟁” WP

뉴시스

입력 2019.08.13 16:24

수정 2019.08.13 16:24

'뜨거운 감자' 이슈 통해 여론 분열...지지층 보수층 집결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9일(현지시간) 미 뉴저지주 소재 자신의 골프클럽으로 휴가를 떠나기 전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기자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2019.08.10.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9일(현지시간) 미 뉴저지주 소재 자신의 골프클럽으로 휴가를 떠나기 전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기자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2019.08.10.

【서울=뉴시스】김예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오는 2020년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 문화를 이용한 여론 분열전을 펼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뜨거운 감자’가 될 이슈를 통해 여론을 분열시켜, 자신의 지지층인 보수층 집결을 노리는 전략이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12일(현지시간) ‘우리가 소중히 여기는 모든 것:인종부터 플라스틱 빨대까지, 트럼프는 2020 대선 분열을 위해 문화전쟁을 촉발시켰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같이 분석했다.

지난달 말 트럼프 대통령 대선캠프에는 ‘트럼프’ 로고가 적힌 빨간색 플라스틱 빨대를 판매했다.
이는 환경보호를 위해 종이빨대로 바꾸는 세계적인 추세와는 거꾸로 가는 상품으로 일각으로부터 비환경적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반응은 뜨거웠다. 판매 시작 1주일 만에 총 46만 달러(약 5억 6100만 원)어치를 팔아 치웠다.

트럼프 대선캠프의 팀 머토 대변인은 플라스틱 빨대의 '대성공'은 트럼프 대통령의 능력을 대변하는 사례라고 자평했다.유권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문화적 이슈를 활용해 정치적 주장을 펴는 능력이다.

그는 "사람들은 간단한 일을 하지 말라고 듣는 것을 싫어한다. 거기서 '트럼프 빨대'가 태어났다"고 설명했다. '간단한 일'이란 윤리적으로 옳지 않지만, 사람들이 하기 싫어하는 일을 뜻한다. 즉, 환경을 위해 종이빨대를 쓰기 싫어하는 사람들을 트럼프 대통령이 대변했다는 것이다. 윤리적으로 옳지 않은 이슈에 대해 크게 떠들고 많은 비판을 샀으나, 반발하는 보수층의 지지는 강화하는 수법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던지는 여론 분열을 위한 이슈는 다양하다. 비환경적인 플라스틱 빨대는 물론 인종 차별, 낙태, 이민 문제 등 무거운 문제도 있다.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의도적인 문화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낙태 강력 반대, 이민 규제 강화, 인종 차별주의적 발언 등을 통해 많은 민주당 지지자들에게 비난을 받았다. 반면 공감하는 보수층을 자신의 지지층으로 끌어들였다.

다만, 트럼프 대동령의 문화전쟁은 상당한 위험도 수반한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지난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의 강력한 보수적 발언은 집에서 쉬던 민주당 지지자들을 투표소로 가게 만들었다. 즉, 그의 발언에 반발심을 가진 사람들을 집결시키는 효과도 있었다는 것이다.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 이외에도, 문화전쟁을 펼쳤던 미국의 인사들을 조명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수법이 과거부터 오랫동안 이어져온 전략이라는 설명이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지난 2003년 미국이 주도한 이라크 전쟁에 반대한 프랑스를 비판하는 과정에서 감자튀김을 일컫는 ‘프렌치(프랑스의) 프라이’라는 표현을 ‘프리덤(자유) 프라이’로 바꾸자는 여론전을 펼쳤다. ‘프랑스’ 보이콧의 일환으로, 이라크 전쟁 찬성층을 결집시키려는 목적이었다.


2008년 공화당 부통령 후보까지 올랐던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는 2013년 ‘탄산음료’로 지지층을 집결시키려 했다. 그는 연설 과정에서 탄산음료를 꺼내들고 한모금 ‘꿀꺽’ 마셨다.
당시 뉴욕시는 대용량 탄산음료를 식당, 극장 등에서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중이었는데, 이에 대한 반대 퍼포먼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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