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리포트]

다국적기업, 脫홍콩 고심… '아시아 금융허브' 위상 벼랑끝

홍콩시위 10주이상 이어져..부동산 가격 하락·주식시장 혼란
상가 '셧다운' 등 경제기능 마비
인민군 투입땐 자유무역도시 종말..옛 명성 되찾기는 어려울 듯

【 베이징=조창원 특파원】 '아시아 금융허브' 홍콩의 위상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에 반대하는 홍콩 시위가 10주 이상 이어지면서 홍콩의 경제교류도 마비상태에 빠졌다. 송환법을 반대하는 시위대의 요구사항과 중국 중앙정부의 엄정처벌이라는 대립구조는 '상수'가 됐다. 현 상태가 지속될 경우 홍콩 정국 불안이 가중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중국 인민해방군이 전격 투입될 경우 서구의 자유시장경제를 표방해온 홍콩의 금융허브 위상은 종지부를 찍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정국불안' 홍콩 경제위기 초비상

지난 12일 홍콩국제공항이 셧다운 사태를 맞으면서 금융허브인 홍콩의 미래가 심각한 도전을 맞게 됐다. 이미 홍콩 정국 불안으로 도시기능이 마비되면서 대외 문호개방이 강점이었던 홍콩의 명성이 추락하는 모습이다. 당장 시위 확산과 경찰의 물리적 통제로 인해 쇼핑천국이던 홍콩의 상가들이 문을 닫으며 소매업의 위기를 낳고 있다. 해외 관광객들도 신변의 위협을 느낀 데다 홍콩국제공항 이용이 원활치 않아 홍콩 이미지가 갈수록 떨어질 위기다. 비즈니스와 쇼핑 그리고 문화가 어우러졌던 홍콩의 옛 모습이 무너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천정부지로 치솟던 홍콩 부동산가격 하락과 정국 불안에 따른 주식시장 혼란도 홍콩 경제의 위기를 부채질하고 있다.

홍콩에 아시아 본부를 두고 있는 많은 다국적기업들도 홍콩공항의 셧다운 사태를 보면서 위기를 느끼기 시작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홍콩 정국 불안으로 도시기능이 마비되면서 홍콩에 진출한 다국적기업들의 고심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다국적기업들이 홍콩에 계속 아시아 본부를 둘지 고민에 빠졌다는 것이다. 금융시스템은 기본적으로 해당 국가의 안전과 신뢰가 기본이다. 불안정한 홍콩에서 신용거래가 가능하겠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이에 싱가포르 혹은 선전이 홍콩의 대체지로 거론되고 있다. 블룸버그는 홍콩이 사상 최고의 위기를 맞고 있다고 평가했다.

■中 무력투입, 충격 일파만파

향후 홍콩 정국의 문제는 중국 인민해방군 투입 여부에 달렸다는 평가다. 그러나 투입 여부와 상관없이 홍콩의 옛 영광을 되찾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선 반(反)송환법을 시작으로 이어지는 홍콩 정국 불안을 놓고 중국 중앙정부와 홍콩 시위대 간 시각차는 갈수록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중국 정부는 홍콩 시위대의 요구사항을 수용할 경우 일국양제의 근간이 흔들려 다른 지역 통제력까지 약화될 것을 우려한다. 홍콩 시위대 역시 게릴라전술 동원과 공항점거 등 대응수위를 높이고 있다. 대화와 타협을 통한 출구전략이 부재한 상황이어서 현 정국이 이어질 경우 홍콩의 도시기능 마비는 불가피하다.

일각에선 중국 중앙정부가 인민해방군을 투입해 홍콩 정국 불안을 제압할 것이란 전망이 잇따라 나온다. 이미 홍콩과 경계를 맞댄 중국 선전에 장갑차와 물대포 등이 집결하는 모습이 목격돼 인민군의 홍콩 투입이 임박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그러나 인민해방군 투입이 홍콩 정국 불안을 짓누르는 데 효과적일 수 있으나 자유무역도시 홍콩의 명성은 종말을 고하게 된다는 점에서 쉽지 않은 선택이란 분석이 나온다. 자유시장 질서에 입각한 신용 트레이딩이 불가능하다는 인식이 퍼질 경우 다국적기업들의 아시아 본사 이전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미국 경제전문채널인 CNBC는 12일(현지시간) "중국이 홍콩 시위 진압을 위해 인민군을 투입하면 제2의 천안문 사태가 발생한다"며 "이 경우 세계 자본시장은 물론 세계 경제에 엄청난 충격을 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jjack3@fnnews.com 조창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