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發 ‘금융불안’ 신흥시장으로 확산 되나

페소 이틀째 하락 ‘충격파’ 지속
중남미 인접국 등 전염 위험 높아

아르헨티나 금융불안이 신흥시장으로 전염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신흥시장 펀더멘털이 탄탄하고, 저금리 기조 덕에 시장이 심각히 흔들리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아르헨티나 충격파가 앞으로 어느 정도까지 커질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10월 대통령 선거에서 포퓰리스트 정권이 들어서고, 이전처럼 다시 디폴트(채무불이행)가 되풀이 되면 중남미 인접국을 시작으로 불안감이 신흥시장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된다.

CNBC는 13일(현지시간) 애널리스트들의 말을 인용해 중남미 2위 경제국 아르헨티나의 11일 대선 예비선거 후폭풍이 신흥시장으로 전염될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재선되면 지금의 긴축기조를 이어가겠다고 약속한 마우리치오 마크리 대통령은 예비선거에서 포퓰리스트 알베르토 페르난데스에 크게 밀리며 10월 대선 패배를 예고해 시장을 혼란으로 몰고 갔다. 마크리 대통령은 인기없는 긴축 정책은 장기적인 성장의 토대를 만들어가고는 있지만 경기침체와 55%에 이르는 심각한 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로 인기가 바닥을 치고 있다. 이때문에 긴축정책에 대한 국민투표 성격도 갖게 된 전날 예비선거에서 예상보다 큰 폭으로 페르난데스에게 밀렸다.

좌파 포퓰리스트 정권이 들어서면 경제가 다시 만신창이가 될지 모른다는 우려는 아르헨티나 금융시장을 쑥밭으로 만들어 페소가 15% 급락했고, 부에노스아이레스 증시의 메르발지수는 38% 가까이 폭락했다. 1950년 이후 역대 2번째 낙폭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금융시장은 13일 전날 폭락세에서는 벗어났지만 페소가 4.7% 추가로 급락하는 등 불안을 이어갔다.

모간스탠리는 전날 페소가 20% 더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메르발지수는 이날 10% 가까이 급등했지만 시장 심리가 바뀐 것이 아니라 전날 폭락에 따른 기술적 반등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증권사 자라칸 트레이더인 카를로스 파비오는 그저 '일시적 반등'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아르헨티나 불안이 신흥시장으로 전염될지 모른다는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피델리티 인터내셔널의 투자 책임자 안드레아 이아넬리는 CNBC에 아르헨티나 사태가 다른 나라에 전혀 영향을 주지 못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아넬리는 "영향이 확산되거나 전염되는 것과 같은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만 그는 지나친 비관은 경계했다. 이아넬리는 "너무 앞서 가면 안된다"면서 "신흥시장의 전반적인 펀더멘털이 상당히 좋은데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이 계속해서 금리를 내릴 것이고, 글로벌 통화정책 역시 모든 곳에서 완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메이뱅크의 글로벌 외환전략 책임자 사크티안디 수파트도 "결국에는 역내 신흥국 외환시장으로 확산될 것이라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면서 "아직 심각한 영향은 없지만 어느 정도는 충격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남미 주식시장은 12일 1% 안팎의 하락세를 보여 전세계 주가 지수 흐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지만 이 지역 통화는 0.5~2% 떨어지는 큰 폭의 하락세를 기록했다. 트레시스 제스쳔의 대니얼 러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선거가 아니어도 아르헨티나에는 극히 신중해야 한다"면서 예비선거 결과로 아르헨티나는 "중요한 구조개혁 이행을 이전보다 더 두려워할 것"이라고 말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