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홍콩 접경에 中 병력..무력 투입'일촉즉발'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8.14 17:30

수정 2019.08.14 20:30

10분거리 선전에 군용차 포착..시위 진압땐 계엄령 선포 가능성
글로벌 기업들 비상체제 돌입..금융허브 엑소더스 이어질 수도
중국 선전의 대형 스타디움에 중국 군용트럭들이 집결한 장면. 미국 맥사 테크놀로지가 13일(현지시간) 찍은 위성사진이다. AP뉴시스
중국 선전의 대형 스타디움에 중국 군용트럭들이 집결한 장면. 미국 맥사 테크놀로지가 13일(현지시간) 찍은 위성사진이다. AP뉴시스
【 베이징·서울=조창원 특파원 박종원 기자】 중국 인민해방군이 홍콩 시위 진압을 위해 선전에 집결해 즉각 무력투입 가능성을 예고했다. 인민해방군이 홍콩 시위 진압에 투입될 경우 이는 홍콩 사태가 계엄령 선포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베이징청년보 산하 위챗 계정인 정즈젠에 따르면 중국 동부전구 육군은 자체 위챗계정 '인민전선'을 통해 선전에서 홍콩까지 10분이면 도달할 수 있다며 홍콩 사태에 대한 개입 가능성을 강력 시사했다. 동부전구 육군은 선전만 부근 춘젠체육관에 군용도색을 한 차량이 대거 대기하는 사진을 공개했다.
특히 10분이면 홍콩에 도착할 수 있으며 홍콩 공항에서 56㎞ 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고 군 투입 가능성을 경고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13일(미국 현지시간) 중국 정부가 병력을 홍콩과의 경계지역으로 이동시키고 있다는 정보기관의 보고를 받았다는 내용을 트위터로 올렸다. 군 투입이 가능한 명분도 분명히 제시했다. 홍콩특구기본법을 인용해 홍콩특구가 통제불능에 빠질 경우 중국 중앙정부가 비상을 선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중국 반테러법에 국가가 테러조직을 단속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 정부와 관영언론들이 연일 홍콩 시위대를 폭도에 이어 테러리스트로 몰아붙이는 것도 이 같은 군 투입 명분쌓기와 맞물려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홍콩에 지점을 둔 해외 기업들은 비상체제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3일 현지 관계자들을 인용해 홍콩에 지점을 둔 서방기업들이 시위 정국을 맞아 긴급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고 전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홍콩 시내에서 진행해온 연례행사 '아시아미디어포럼'을 전격 취소했다. 당초 9월 예정됐던 것을 내년 2월로 옮겼다. 홍콩에 2000여명의 직원을 두고 있는 다국적 보험·금융사인 AXA는 사내 보안팀을 통해 시위상황별 행동요령을 직원들에게 통보하고 있다. 고든 왓슨 아시아 최고경영자(CEO)는 직원들에게 재택근무를 권하는 한편 외부업체를 고용, 직원 및 직원 가족들이 시위와 관련해 상담할 수 있는 창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씨티그룹은 홍콩 내 일부 지점들을 예방 차원에서 아예 문을 닫았다.
고객들에겐 모바일뱅킹을 이용하라고 권장하고 있다. 스탠다드차타드 그룹은 시위 초기였던 지난 6월 중심가인 어드미럴티 지역의 지점을 일시 폐쇄했고, 지난달에는 백색테러가 발생했던 위안랑구 일대의 지점 영업을 멈췄다.
미 기업 전문 여행사인 ATG 비즈니스트래블매니지먼트는 지난 7월 홍콩행 예약이 전년동기 대비 12% 줄었다고 전했다.

pjw@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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