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기자수첩

[기자수첩]몸값 낮춘 에스피시스템즈의 화려한 데뷔

배지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8.15 17:19

수정 2019.08.15 17:19

[기자수첩]몸값 낮춘 에스피시스템즈의 화려한 데뷔
에스피시스템즈는 14일 코스닥 증시에 입성했다. 한국거래소 홍보관이 리모델링에 들어간 탓에 상장기념식은 신관 로비에서 다소 조촐하게 열렸지만 에스피시스템즈의 데뷔는 눈에 띄게 화려했다. 상장과 동시에 첫날 상한가를 기록했고 공모가보다 150% 높은 주가를 보였다.

공모가 확정을 위한 수요예측부터 뜨거운 열기는 체감할 수 있었다. 140만주 공모에 15억6300만주 가까운 주문이 접수돼 단순 경쟁률도 1100대 1을 넘겼다. 1187곳이나 몰린 기관들은 공모가도 높게 베팅했다.
희망공모가 밴드 안에서는 단 1곳만 가격을 써냈고, 밴드 최상단과 이를 훌쩍 넘긴 가격에 기관들의 주문이 들어왔다. 99.9%의 주문이 최상단 이상에 들어온 것이다. 밴드를 위로 뚫고 공모가를 선정해도 충분한 수요였지만 에스피시스템즈와 주관사는 밴드 최상단인 4900원에 공모가를 내놓았다.

증시가 부진한 상태를 지속하고 있지만 새내기 상장기업들의 수요예측은 대부분 흥행을 이어왔다. 이 때문에 공모가 밴드를 뚫고 공모가를 선정한 기업 사례도 몇몇 있었다. 밴드 상단을 초과한 5만5000원에 공모가를 선정했던 세틀뱅크는 현재 4만2000원대로 주가가 추락했다. 7월 상장한 기업들은 현재 9곳 중 7곳이 공모가 대비 큰 하락세를 그리고 있다.

에스피시스템즈는 이같이 앞서 상장한 기업의 주가 추이와 대외변수를 고려해 제시했던 밴드 내에서 가격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3개월의 보호예수가 걸려있는 주관사 입장에서도 상장 후 불확실한 대외환경 속에서 주가흐름을 지켜나갈 필요가 있었을 것이다.


이제 에스피시스템즈는 상장기업으로서 자본시장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졌다. 지금 투자자들과 쌓은 신뢰는 앞으로의 자금조달과 사업 추진에 더없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시장 친화적 접근으로 깊은 첫인상을 남긴 에스피시스템즈를 응원한다.

bjw@fnnews.com 배지원 증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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