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외교/통일

잇단 미사일 도발로 '평화경제' 제안 찬물 끼얹은 北

김병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8.16 16:52

수정 2019.08.16 16:52

북한이 문재인 대통령의 '평화경제' 구상이 나온지 하루만에 또 다시 단거리 미사일을 도발해 찬물을 끼얹었다. 문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에는 막말 수준의 비아냥을 쏟아내더니 급기야 동해상으로 미상의 단거리 발사체 2발까지 발사했다. 북한은 특히 우리와 대화를 하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놓는 등 남북대화 재개에 반대의사를 표시하고 북미대화 재개에만 올인하는 양상이다.

청와대는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고 북측에 단거리 발사체 발사 중단을 촉구했다.

■北 엿새만에 미사일 또 도발
16일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이날 오전 8시 1분경과 8시 16분경 강원도 통천 북방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미상의 단거리 발사체 2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발사체의 고도는 약 30km, 비행거리는 약 230km, 최대속도는 마하 6.1이상으로 탐지됐다.
고도와 비행거리, 속도를 종합해보면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지만 정밀분석이 필요한 상황이다.

북한이 올들어 발사체를 발사한 것은 이날로 여덟번째다. 특히 한미연합연습을 앞두고 첫 발사가 탐지됐던 지난 7월 25일부터 이날까지 22일만에 여섯차례의 발사체 실험이 집중됐다. 이달들어서만 네번째 발사다.

북한이 이날 발사체를 쏘아올린 강원도 통천은 군사분계선(MDL)에서 북방으로 약 50여㎞가량 떨어진 곳이다. 올들어 발사체 실험이 이뤄졌던 지역중 MDL에 가장 가까운 지역에서 발사가 이뤄졌다.

북한의 발사체 발사에 청와대는 이날 오전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NSC 상임위원회 긴급 회의를 열고 "북한이 한미연합지휘소훈련을 이유로 단거리 발사체를 연이어 발사하고 있는 행위가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킬 우려가 있다"며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서울=뉴시스】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0일 '새 무기 시험사격을 지도했다'고 11일 로동신문이 보도했다. 2017..08.11. (사진=로동신문)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0일 '새 무기 시험사격을 지도했다'고 11일 로동신문이 보도했다. 2017..08.11. (사진=로동신문)photo@newsis.com
■정부 "도를 넘은 무례한 행위"
한편 북한은 이날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 담화를 통해 "남조선에서 우리를 반대하는 합동군사연습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때에 대화 분위기니, 평화경제니, 평화체제니 하는 말을 과연 무슨 체면에 내뱉는가"라며 문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를 노골적으로 비난했다.

특히 '삶은 소대가리도 앙천대소할 노릇' '보기드물게 뻔뻔스러운 사람' '웃겨도 세게 웃기는 사람' 등 막말수준의 비아냥을 쏟아냈다. 사실상 문 대통령을 지목한 발언으로 그동안의 비난중에 가장 수위가 높다.

뿐만 아니라 "남조선당국이 합동군사연습이 끝난 다음 저절로 대화국면이 찾아오리라고 망상하고 있지만 그런 미련은 미리 접는것이 좋을것"이라며 "남조선 당국자들과 더이상 할말도 없으며 다시 마주앉을 생각도 없다"며 등을 돌렸다.

북한이 막말수준의 담화를 내놓자 그동안 원론적인 수준에서 대응을 하던 정부도 발언의 수위를 높였다.
이날 정부 고위당국자는 북한의 험담에 깊은 유감을 표하며 "북한이 오늘 우리를 비난한 것을 보면 당국의 공식입장 표명이라고 보기에는 도를 넘은 무례한 행위"라며 "앞으로 남북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고, 한반도의 평화를 정착시키는 과정에서 남북이 상호 존중하는 기초 위에서 지킬 것은 지켜가는 그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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