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보호무역주의를 근간으로 한 트럼프노믹스는 사실 시행 초부터 날 선 비판에 직면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15명을 포함한 미국 경제학자 1140명이 지난해 5월 트럼프에게 보낸 공개서한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백악관에 보낸 서한에서 "1930년대 대공황이 심해진 배경에는 미국발 관세경쟁이 자리잡고 있다"면서 "관세는 국제 무역규정을 복잡하게 만들고, 미국 수출업자가 해외로 제품을 판매하는 것을 더욱 어렵게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각국 정상과 글로벌 CEO들의 비판도 끊이지 않았다. 지난해 1월 열린 다보스포럼은 트럼프 성토장을 방불케 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보호무역주의는 테러리즘보다 덜 위험하다고 하기 어렵다"고 했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국가이기주의나 다름없는 보호무역주의로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고 했다. 또 페이스북 마크 저커버그 CEO는 트럼프 경제정책에 우려를 표하며 "세계화에 앞장서겠다"고 선언했고, 프랑크 아펠 DHL 회장은 "트럼프 정책은 그가 돕고 싶어하는 쪽을 오히려 다치게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트럼프가 '아메리카 퍼스트'를 외쳤지만 그 결과가 좋은 것도 아니다. 올해 초 미국은 관세폭탄 압박에도 불구하고 8913억달러(약 1006조원)의 사상 최대 무역적자를 기록했다. 미국의 관세보복 때문에 오히려 경쟁력 저하를 우려하는 애플의 역설적 상황도 그런 경우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교수는 "보복관세 악순환이 이어지면 전 세계 무역이 위축되고, 미국을 포함한 모든 국가가 더 가난해질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보호무역주의의 미망에서 벗어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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