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아버지 빽으로 프리패스"… 조국 '오럴 해저드'에 분노하는 2030세대

이진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8.21 17:27

수정 2019.08.21 18:08

oral hazard:입이 화를 초래
2주 인턴십 거쳐 제1저자?
"실제 저자 굴욕감 가졌을 것"..언행과 달랐던 실체에 '부글'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의 한 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의 한 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54)의 딸 조모씨(28)가 고교 재학시절 한 의과대학 연구소 논문의 제1저자로 등재됐다는 논란에 대해 젊은 연구자들과 청년들이 분노를 쏟아내고 있다.

논란이 거세게 일자 조 후보자는 21일 "감수하겠다"면서도 법적 절차상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실제 저자의 굴욕감, 상상된다"

국내 한 과학기술원에 근무하는 연구원 강모씨(39)는 "SCI(국제전문학술지)급 논문에서 제1저자의 기준과 지위는 일반인의 상상보다 훨씬 크다"며 "2주 간 인턴으로 제1저자 지위를 가졌다는 게 납득이 안된다"고 밝혔다. 이어 "조 후보자의 딸이 제1저자로 등재된 논문의 '실제' 저자가 얼마나 굴욕감을 가졌을 지 상상이 간다"고 분노했다.


의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하고 서울지역의 한 대학병원에서 근무 중인 장모씨(37)도 "폐쇄적인 업계의 특성상 이런 일이 나올 수 밖에 없다"며 "연구자들이 권력에 굴종하는 모습에 역겨움을 느꼈다"고 토로했다.

조 후보자 딸과 또래인 2030세대는 실망과 허탈감이 몰려왔다고 전했다.

대기업에 근무하는 사회초년생인 김모씨(31)는 "1980년대 진보세대의 감춰진 뒷모습에 대해 그들이 권력을 잡고서야 알았다"며 "도덕적 우월성이 진보의 가장 큰 유산인데 더 이상 지지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취업준비생인 이모씨(29)는 "하루 종일 취업 준비에 몰두하고 있는데, 아버지 빽으로 '프리 패스' 하는 모습을 보니 자괴감이 들었다"고 했다.

조씨가 졸업한 고려대 커뮤니티 '고파스'에서도 분노는 이어졌다. 한 이용자는 "나는 '금수저' 물고 태어난 사람이 아니라서 대학시절 내내 MEET(의치의학교육입문검사) 보겠다고 매일같이 머리를 싸매고 눈물나게 공부하고 아르바이트까지 뛰었구나"라면서 "너무 화가 나서 조국 말대로 '죽창'이라도 들고 싶다"고 비난했다.


■"비판 겸허히 받아, 가짜뉴스"

이번 논란에 대해 조 후보자는 "저와 가족에 대한 비판과 검증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면서도 "(장학금, 논문저자 비판에 대해) 제 가족이 요구하지도 않았고 절차적 불법도 없었다는 점을 내세우지 않겠다"며 우회적으로 반박했다. 이어 "논문 덕분에 대학이나 대학원에 부정입학했다는 의혹은 명백한 가짜뉴스"라고 덧붙였다.


한편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전날 조 후보자의 장관 임명을 철회해달라는 청원이 올라왔으며, 약 7만명이 동의한 상태다.

beruf@fnnews.com 이진혁 박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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