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3중고에 날개 꺾인 은행주, 증권가에선 더 담으라는데…

이정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8.21 17:57

수정 2019.08.21 17:57

금리인하로 순이자마진 축소..DLS 쇼크에 분양가 상한제 덮쳐
우리금융 7월 이후 -17.4% 등 금융지주·은행 줄줄이 신저가
美 장단기 금리 역전현상 해소..외국인 매도세 약화 등 단기반등 예상 목소리 힘실려
'기준금리 인하에 파생상품(DLS) 쇼크, 분양가 상한제까지...'

은행주가 3중 악재에 신음하고 있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투자심리 위축이 과도하다"며 투자의견을 '비중 확대(overweight)'로 제시하고 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은행주들은 상반기 호실적에도 주가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우리금융지주는 7월 이후 17.4% 하락했고, 하나금융지주도 14.8%나 떨어졌다. 같은 기간 KB금융(-14.0%), 기업은행(-12.8%), 신한지주(-10.4%) 등도 큰 폭의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우리금융지주는 지난 19일 52주 최저가를, 하나금융투자와 KB금융, 기업은행은 16일 52주 신저가를 기록한 바 있다.


■두 자릿수 하락률에 52주 최저가

이 같은 하락세는 지난달 기준금리 인하에 이어 최근의 파생결합증권(DLS) 쇼크, 분양가상한제 우려까지 가세한 때문이다. 금리가 하락하면 대출금리 인하에 따른 순이자마진(NIM) 축소로 은행 수익성도 떨어지게 된다.

DLS와 관련, 은행은 판매사여서 원칙적으로 운용손실에 따른 책임이 없다. 하지만 상품구조가 복잡하고, 원금손실 가능성이 있는 고위험군의 자산인 데다 약 90%가 다수의 개인투자자에게 판매됐다는 대목에서 불완전판매 가능성이 존재한다. 김기필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금융감독원의 합동검사 이후 판매절차상의 하자가 발견될 경우 손실분에 대한 일부 손해배상 의무를 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분양가상한제로 인해 주택거래가 위축될 경우 은행주에는 부정적이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분양가상한제 실시 이후 거래 위축이 심화될 경우 주택대출 성장 측면에서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다"며 "현재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경쟁여건이 심화되고, 금리가 하락하는 국면에서 수익성 확보에도 일정부분 타격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증권가는 은행주의 하락이 과도한 것으로 진단한다. 하나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 IBK투자증권 등은 은행주에 대해 '비중 확대'를 권고하고 있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은행주의 주가는 대체로 시중금리 방향성과 상관관계가 높았지만 금리 영향을 반영해도 올해와 비중 확대 주당순이익(EPS)은 각각 1.6%와 4.4% 하락하는데 그친다"면서 "최근의 은행주 투자심리 위축 현상은 지나친 수준"이라고 판단했다.

■단기반등 예상…"DLS 손실 크지 않아"

하락 폭이 컸던 만큼 기술적 측면에서 단기반등을 예상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정욱 연구원은 "은행주의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39배로, 지난 2000년 이후 역사적 저점에 도달했다"며 "상승 폭이 제한적일 수는 있지만 기술적 측면에서라도 단기반등 국면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단기 주가 하락 폭이 과도하고, 경기침체 우려를 야기했던 미국의 장단기 금리차 역전현상이 해소된 데다 지난주부터 외국인 순매도가 약화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DLS와 관련해서도 은행에 큰 손실을 끼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기필 연구원은 "지난 2005년 불완전판매와 관련해 개인투자자들이 금감원에 분쟁조정을 신청했던 금리파생 관련 파워인컴펀드의 경우 2014년 대법원에서 최종 배상비율을 20~40%로 판결한 바 있다"며 "현 상황에서 파워인컴펀드 사례를 적용할 경우 은행의 손실규모는 800억~1600억원으로 추정돼 은행의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은행들은 올해 상반기 호실적도 거뒀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상반기 국내은행의 당기순이익은 8조700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4.8% 증가했다. 하반기에도 최대실적이 이어지면서 올해 순이익은 전년 대비 9% 늘어난 14조6000억원으로 예상된다.
김인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최대 실적 지속과 높은 배당수익률, 낮은 밸류에이션을 감안하면 연말로 갈수록 은행주 매력은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nvcess@fnnews.com 이정은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