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또 애플·삼성 언급한 트럼프, 어쩐지 불안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또 애플과 삼성을 들먹였다. "지금 문제는 애플은 관세를 물고, 삼성은 물지 않는다는 것이다. 나는 단기적으로 애플을 도울 것"이라고 말하면서다. "애플은 위대한 미국 기업이다. 공정하지 않다"고도 했다. 지난 18일 팀 쿡 애플 CEO와 나눴던 얘기를 소개하면서 "애플로선 관세를 내지 않는 아주 좋은 회사(삼성전자)와 경쟁하는 것이 힘든 일이다"고 말한 이후 벌써 두번째다.

애플이 난처한 상황에 놓여 있는 것은 맞다. 트럼프 행정부는 오는 9월부터 중국산 제품에 10%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제품의 대부분을 중국에서 생산하는 애플로선 악재일 수밖에 없다. 물론 이들의 하소연이 일부 받아들여져 아이폰 등 일부 품목의 관세 부과는 12월 이후로 미뤄졌다. 하지만 애플워치, 에어팟 등은 다음 달부터 당장 추가 관세를 물어야 한다. CNN은 "미국의 이번 조치로 아이폰 판매량이 많게는 800만대까지 줄어들 수 있다"면서 "이로 인해 애플의 내년도 수익이 4%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자국의 이익을 위해 취한 조치가 엉뚱하게도 애플에겐 '치명적 한 방'이 된 셈이다.

이런 역설적인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트럼프가 내놓을 수 있는 방안은 크게 두 가지로 점쳐볼 수 있다. 하나는 애플의 요청대로 현재 아이폰 등에 한해 실시하고 있는 추가 관세 부과 유예조치를 전 품목으로 확대하고 기간도 연장해주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불공정한 조치라는 비난을 들을망정 애플은 가격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 다른 하나는 애플의 '넘버원 경쟁상대'인 삼성의 대미 수출 문턱을 높여 우회적으로 애플을 돕는 방법이다. 우리로선 최악의 시나리오다.

트럼프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 같다.
트럼프 행정부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재개정해놓고도 한국 자동차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은 적이 있다. 자동차를 둘러싼 논란은 다행스럽게도 없던 일이 되긴 했지만 이와 유사한 일이 또 발생하지 말란 법도 없다. 트럼프의 연이은 삼성 언급에 경계심을 늦춰선 안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