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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하 불필요"… 연준 매파가 '시장불안' 방아쇠 당겼다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8.23 17:45

수정 2019.08.23 17:45

美 장단기 국채 수익률 다시 역전..이달들어 세번째 경기침체 ‘전조’
"오래 기다리다 기회 잃을 수도"
"금리인하 불필요"… 연준 매파가 '시장불안' 방아쇠 당겼다

미국 장단기 국채 수익률이 또 다시 역전됐다. 이달들어 세번째다. 시장 불안심리가 점증하고 있다. 연방준비제도(연준) 매파의 '금리인하 불필요' 발언이 시장을 불안으로 몰아갔다.

전문가들은 이번 주말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리는 연준 연례 콘퍼런스에서 제롬 파월 의장이 어떤 발언을 내놓을지가 향후 시장 흐름을 좌우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연준이 너무 오래 기다리다 기회를 잃어버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2일(현지시간) 연준의 금리인하가 미 경제를 세계경제 둔화와 미국과 중국간 무역전쟁에서 보호해줄 만큼 빠르지 않을 것이란 우려로 2년만기 국채 수익률이 다시 10년만기 국채 수익률을 웃도는 수익률 곡선 역전이 재연됐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지난 50년간 미국의 경기침체는 반드시 사전에 이같은 장단기 수익률 역전이 있었던 터라 시장에서는 이를 미 경기침체의 전조로 여기고 불안해 하고 있다. 3개월 국채와 10년만기 국채간 수익률 역전은 더 심하다. 이미 올들어 마이너스(-) 상태로 떨어진 수익률 격차는 이날 -0.40%포인트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벌어졌다. 이날 수익률 곡선 역전을 심화시키고, 2년-10년물 수익률 격차를 다시 마이너스로 떨어뜨린 방아쇠는 연준내 매파가 당겼다.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방은행 총재와 함께 금리인하에 반대표를 던졌던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방은행 총재와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방은행 총재가 각각 TV 인터뷰에서 "추가 금리인하는 불필요하다"고 밝히면서 채권시장이 출렁거렸다. 이들은 지난달 0.25%포인트 금리인하에 더해 추가 금리인하 필요성을 거의 느끼지 못한다고 밝혔다.

조지 총재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경제 상황으로 볼 때 아직은 (추가 금리인하) 때가 안됐다"면서 "나는 준비가 안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경제 상황이 점점 취약해짐을 시사하는 전망을 눈으로 보기 전까지는 추가 완화는" 불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커 총재 역시 CNBC와 인터뷰에서 추가 완화는 "불필요하다"고 말했다. 연준의 통화완화 정책이 시장 기대를 밑도는 소극적인 수준에서 멈출지도 모르고, 이에따라 내년 말까지 1.0%포인트 금리가 내릴 것이라는 기대 역시 희망에 그칠 수 있다는 불안감이 높아지게 됐다.

전문가들은 우려를 쏟아냈다. 냇웨스트 마켓츠의 미국 전략책임자 존 브릭스는 "연준은 이제 너무 늦었다 싶을 때가 거의 될 때까지 기다릴 것"이라면서 "수익률 곡선이 말하는 것이 바로 이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달 중순 올리 렌 핀란드 중앙은행 총재가 유럽중앙은행(ECB)의 대규모 부양책 가능성을 시사하며 밝힌 "오버슈팅이 언더슈팅보다 낫다"는 것과 같은 지적도 나왔다.

시포트 글로벌 홀딩스의 톰 디 갈로마 상무는 지난 30년간 "시장이 이처럼 급격한 연준의 금리인하를 예상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면서 "큰 그림으로 보면 연준이 덜하기 보다는 더해야 한다는 것이 확실해보인다"고 말했다. 언더슈팅보다는 오버슈팅이 낫다는 것이다. 디 갈로마는 지금의 수익률 곡선 역전은 12~15개월 뒤 경기침체의 전조라고 강조했다.

경제지표도 최근 이상조짐을 보이기 시작하고있다. 가장 최근 지표로는 IHS 마킷의 미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이달들어 2009년 9월 이후 약 10년만에 처음으로 기준선 50을 밑도는 위축세를 기록했다. 시장의 눈은 이제 23일 시작하는 연준의 잭슨홀 콘퍼런스에 집중되고 있다.
파월 의장에 강력한 기조전환 의지를 드러낼 것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있다. 디 갈로마는 파월이 "좀 더 비둘기 색조로 조율할 필요가 있다"면서 잭슨홀 콘퍼런스에서 연준의 정책기조 대전환을 기대했다.
소시에테제네럴(SG)의 미 금리전략 책임자 수바드라 라자파는 파월이 '중간조정' 발언을 이어갈지 여부가 관건이라면서 그의 발언이 이전과 크게 차이가 없다는 "이는 연준이 적극적인, 또는 대규모 금리인하에 나서지 않겠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으로" 시장의 현재 가격 흐름과 다른 결과를 빚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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