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우리가 금수저 부모 고를 순 없지 않느냐"..'조국 딸 논란' 청년 세대 분노

이진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8.24 13:27

수정 2019.08.24 13:32

고려대학교 학생들이 23일 오후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중앙광장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의 입학 비리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스1
고려대학교 학생들이 23일 오후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중앙광장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의 입학 비리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스1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과 관련된 의혹이 연이어 제기되면서 청년 세대의 분노가 극에 달하고 있다. 청년 세대들이 용납할 수 없는 지점은 소위 '금수저 자녀'의 불공정성에 있다. 청년들은 '공정'을 제1가치로 내세운 현 정부에서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공정과 가장 멀리 떨어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배신감을 더욱 크게 느끼고 있다. 사태가 확산되자 논란의 중심지인 부산대도 촛불을 들기로 했다.


24일 대학가에 따르면 고려대와 서울대에 이어 부산대 학생들도 촛불집회를 열기로 했다.

부산대 촛불집회추진위원회는 오는 28일 오후 6시 학내에서 촛불집회를 열기로 잠정 결정했다고 전했다.

앞서 23일에는 1000여명의 고려대, 서울대 학생들이 '불공정'을 외치며 촛불을 들었다. 자발적으로 진행요원으로 참석한 한 고려대 학생은 "공정하지 않은 지금의 상황에 분노를 느꼈다"며 "조국 지지자들도 단순히 '야당'의 술책으로 판단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고려대 학생 500여명은 "본교 입학처의 2010학년도 세계선도인재전형의 제출서류에 관한 입장 정정으로 촉발된 의혹의 불씨가 해결돼야 고려대의 명예를 지킬 수 있다"며 "학교 본부와 인재발굴처의 명확한 해명을 요구한다"고 요구했다.

서울대 학생들 500여명도 '법무장관 자격없다, 지금당장 사퇴하라', '학생들의 명령이다, 지금 당장 사퇴하라', '고교 자녀 논문 특혜, 지금 당장 반환하라' 등의 구호로 답했다
집회를 주최한 서울대화학생물공학부 대학원생인 홍진우씨는 "지금까지 드러난 수많은 의혹과 위선, '내로남불’을 일삼은 조국 교수님의 모습에 우리 모두 실망했다"며 "앞에서는 정의를 외치고, 뒤에서는 온갖 편법과 위선을 일삼는 조국 교수는 법무부장관의 자격이 없다"고 밝혔다.

서울대학교 학생들과 시민들이 23일 오후 서울 서울대학교 아크로광장에서 여러 의혹이 연이어 불거지고 있는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하며 촛불집회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서울대학교 학생들과 시민들이 23일 오후 서울 서울대학교 아크로광장에서 여러 의혹이 연이어 불거지고 있는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하며 촛불집회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날 집회 참석자들과 청년들은 이구동성으로 '불공정'에 대한 분노를 표출했다. 남자친구와 함께 참석한 고려대생 이모씨(22)는 "정유라, 김성태 딸 등 청년들이 가장 화나는 이슈는 자녀의 불공정 문제"라며 "아무리 진보를 떠들어도 자녀에게 온갖 특혜를 다 줘야한다는 50대 세대의 발상이 이해가 안된다. 이는 진보, 보수 문제가 아닌 세대 문제"라고 비판했다.

사회초년생인 변경진씨(30)는 "우리가 '노오오오오력'한다고 좋은 부모를 선택할 수 없지 않느냐"며 "개인의 노력으로 성공하는 사회가 공정한 사회라고 생각한다. 조국 딸 처럼 부모가 밥상에 밥을 떠주는 사회는 미개하다"고 분노했다. 변씨는 "조국 본인이 공정과 정의의 선구자라고 한 모습이 더욱 실망스럽다"고 덧붙였다.

청년 세대는 자신들의 분노 표출이 정치적으로 해석되는 것을 우려했다. 고려대 집회에서 학생들은 "정치간섭 배격하고 진상파악 집중하라" "고대인의 집회자리 정치세력 물러가라" 등을 강조했다.
서울대 집행부도 특정 정치세력으로 비칠 것을 우려했다. 집행부는 "서울대인의 자발적 집회"라며 "특정 정단, 정치단체와 무관하다.
정당 관계자나 정치적 목적을 갖고 참여한 사람은 퇴장해달라"고 강조했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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