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아세안에 공공행정 혁신 전파

6억 3천만 명(세계 3위)의 인구 중 절반 이상이 30세 미만, 국내총생산(GDP) 2조 6천억 달러(세계 7위)에 연평균 GDP 성장률 6%, 2030년까지 인프라 수요 3조 3천억 달러. 우리나라의 2대 교역 대상이자 우리 국민들이 가장 많이 찾는 아세안을 얘기할 때 자주 인용되는 통계들이다.

이처럼 전 세계의 성장 엔진으로 떠오르고 있는 아세안과 대화관계를 맺은 지 올해로 30년이 된다. 이를 기념하기 위하여 오는 11월 부산에서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가 개최된다. 2009년 제주, 2014년 부산에 이어 세 번째로 열리는 정상회의다. 이번 회의에서는 지난 30년간의 교류·협력관계를 되돌아보고 미래 발전 방향과 비전을 제시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아세안 국가들에게 우리나라는 경제 성장과 정치 발전을 동시에 이룬 모범적인 나라로 인식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지속적인 행정 혁신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지면서 우리 공공행정에 대한 아세안 국가들의 관심은 특히 더 뜨겁다. 말레이시아의 경우 마하티르 총리가 동방정책의 일환으로 1984년부터 매년 두세 차례에 걸쳐 공무원 연수생을 파견하고 있고 베트남과 싱가포르 등도 한국으로 공무원을 보내 행정과 발전 경험을 배우게 하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정상회담이 열리는 시기에 맞춰 공공행정 혁신전시회와 행정장관회의를 개최한다. 정상들과 함께 우리나라를 찾을 아세안 행정장관들은 일반 국민들이 온라인을 통해 정부기관 등에 공문서를 제출할 수 있는 '문서24'와 인공지능(AI) 자동민원서비스 '챗봇' 등을 둘러볼 예정이다. 또한 빅데이터 분석 체험을 통해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한 행정혁신 사례와 함께 공항에서 실제 사용 중인 자동출입국심사제도와 같은 한 발 앞선 행정서비스도 선보인다. 아세안 10개국도 각자 대표적인 행정 혁신사례를 전시할 예정으로 이번 전시회는 우리나라와 아세안이 어우러진 행정 혁신 한마당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행정장관회의에서 장관들은 국민 참여를 통한 정부 혁신, 4차 산업을 활용한 공공서비스 개혁, 지방정부와 지역경제 역량 강화 등 최근 공공행정에서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분야에 대한 각 나라의 혁신 현황을 발표하고 우수사례를 공유함으로써 더 나은 정부, 더 밝은 미래 실현을 위해 머리를 맞댈 예정이다.


코피 아난 전 유엔사무총장은 "빈곤을 퇴치하고 개발을 촉진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를 하나만 든다면 그건 아마도 선정(good governance)일 것"이라고 함으로써 공공행정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행정체계와 조직이 잘 갖춰져 있어도 국가 발전이 더딘 경우는 있을 수 있지만, 발전을 이룬 국가 중에 행정체계와 조직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나라는 없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공공행정 혁신전시회와 행정장관회의는 우리 정부는 물론 아세안 국가들에게 행정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일깨우고 지속적인 행정 혁신의 당위성과 필요성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인재 행정안전부 기획조정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