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얼어붙은 소비심리, 정책 부작용은 없을까

소비심리가 꽁꽁 얼어붙었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8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2.5로 전월 대비 3.4포인트 떨어졌다. 이는 지난 4월 이후 4개월 연속 하락으로, 문재인정부 출범 이전인 2017년 1월(92.4) 이후 2년7개월 만에 보인 최저기록이다. CCSI는 소비자 체감경기를 보여주는 지표다. 지수가 100보다 작으면 경제를 바라보는 소비자들의 심리가 비관적, 100보다 크면 낙관적이란 뜻이다.

한은은 일본 경제보복과 미·중 무역분쟁 등 악재가 겹치면서 소비자심리지수를 끌어내린 것으로 봤다. 특히 가계 재정상황에 대한 인식을 보여주는 생활형편전망지수는 전월에 비해 3포인트 떨어진 89로 금융위기 여파가 남아 있던 2009년 3월(80)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또 소비자들이 경제상황을 어떻게 판단하는지를 담은 현재경기판단지수(63)와 향후경기전망지수(66)도 각각 4포인트씩 하락해 현 경제상황에 대한 개인들의 심리가 심각한 수준에 도달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 각 기업의 경기동향에 대한 판단을 수치화한 기업경기전망지수(BSI)를 포개놓으면 상황은 더욱 절망적이다. 지난달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2300여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올 3·4분기 BSI는 73으로 전분기 대비 14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BSI가 한꺼번에 14포인트나 빠지는 것은 매우 드문 일로, 이는 기업인들이 향후 경기전망을 매우 어둡게 보고 있다는 의미다. 특히 주력업종인 자동차(61), 철강(64), 전기장비(66), 기계(73) 등의 BSI가 바닥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사실은 심각하다.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2.4~2.5%로 잡고 있지만 달성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상반기에 저조했던 경기가 하반기에는 개선될 것이라는 '상저하고'에 대한 기대도 물 건너가는 분위기다. 이런 때일수록 정부는 그동안 추진했던 정책에 문제점은 없었는지 점검해보는 자기검열의 시간이 필요하다.
버릴 것은 버리고 고칠 것은 과감히 고쳐야 한다. 기업의 투자의욕을 꺾거나 소비심리를 위축시키는 각종 규제도 걷어내야 한다. 그래야 추락하는 경제를 돌려세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