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윤재준의 지구촌 구석구석] 인류 비행기 역사를 한곳에서…美 항공박물관

윤재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8.31 01:55

수정 2019.08.31 01:55

지난 1985년 런던과 필라델피아에서는 에티오피아 기근 구호 모금을 위한 초대형 콘서트 ‘라이브 에이드’가 동시에 진행됐다. 이 콘서트는 역대 최고의 록 퍼포먼스로 불린 퀸의 무대 외에 영국 가수 필 콜린스의 ‘깜짝쇼’로 주목받았다. 콜린스는 런던에서 먼저 노래를 부른 후 필라델피아로 날아가 그곳에서도 등장하기로 한 것이다.

이것이 가능했던 것은 초음속 여객기 콩코드가 있었기에 때문이다. 음속의 두배인 마하 2.04에 비행할 수 있는 콩코드는 보통 약 8시간반 걸리는 뉴욕과 런던 사이 비행 시간을 절반에도 못미치는 3시간에 주파할 수 있었다. 런던 현지시간으로 오후 4에 출발한 콩코드가 뉴욕에 착륙했을 때는 같은 날 오후 2시였다.
콜린스는 타임머신을 탄 셈이다.

콩코드를 비롯해 8만5000피트(2만5500m) 상공을 음속의 3배까지 비행한 미 공군 정찰기 M-21, 미국 대통령의 전용기인 ‘공군1호기(에어포스원)’ 등 각종 항공기를 한곳에 모아놓은 곳이 있다.

바로 미국 항공산업의 중심지 시애틀에 위치한 항공박물관(Museum of Flight)으로 150여대가 넘는 각종 항공기와 9만권의 관련 서적, 2만5000여개의 비행 관련 물품들을 보유하면서 항공박물관에서는 가장 우수하다는 정평이 나 있다.

박물관은 크게 다섯곳으로 나눠져 있으며 이중 가장 핵심은 지붕이 있는 야외전시장인 ‘에이비에이션 파빌리온(Aviation Pavilion)’과 ‘TA 윌슨 그레이트 갤러리(TA Wilson Great Gallery)’이다.

에이비에이션 파빌리온에는 주로 대형 항공기 중심으로 전시돼 있다. 콩코드와 에어포스원 뿐만 아니라 보잉이 제작한 747점보기 중 1호기와 폭격기인 B-17F와 B-29, 영화 ‘탑건’에서 배우 톰 크루즈가 탑승했던 것과 같은 기종인 그루먼 F-14를 비롯한 전투기들도 볼 수 있다.

지난 2003년 마지막 비행을 가졌던 영국항공 소속 콩코드기. 사진=윤재준기자
지난 2003년 마지막 비행을 가졌던 영국항공 소속 콩코드기. 사진=윤재준기자

미국 대통령인 아이젠하워부터 닉슨까지 이용했던 공군1호기. 마네킹들은 지난 1972년 역사적인 중국 방문을 한 닉슨과 영접나온 저우언라이 중국 총리가 악수하는 모습을 재현한 것이다. 사진=윤재준기자
미국 대통령인 아이젠하워부터 닉슨까지 이용했던 공군1호기. 마네킹들은 지난 1972년 역사적인 중국 방문을 한 닉슨과 영접나온 저우언라이 중국 총리가 악수하는 모습을 재현한 것이다. 사진=윤재준기자

보잉이 1969년에 처음 제작한 747점보기. 사진=윤재준기자
보잉이 1969년에 처음 제작한 747점보기. 사진=윤재준기자

콩코드는 지금까지 총 20대가 제작됐다. 이곳에 전시된 콩코드는 영국항공이 2003년 뉴욕에서 런던으로 마지막 비행을 한 바로 그 기체로 박물관측이 임대받아 전시해왔다. 공군1호기는 드와이트 아이젠하워부터 리처드 닉슨 대통령이 이용했던 보잉 707기다. 두 항공기 모두 내부를 관람할 수 있도록 개방해 놓고 있다.

그레이트 갤러리는 6층 높이의 실내 전시장으로 8만4951㎥의 공간에 무게 9t인 더글러스 DC-3기가 천정과 연결돼 있으며 각종 민간과 군용기 39대가 전시돼 있다.

M-21 정찰기와 2차세계 대전과 한국 전쟁, 베트남 전쟁 등지에서 사용된 군용기와 과거의 상업용 여객기에서 무인항공기(드론)에 이르기까지 항공기들의 변천사를 한 곳에서 볼 수 있게 해놨다.

항공박물관내 ‘그레이트 갤러리.’ 초음속 정찰기인 M-21을 비롯한 다양한 기종들을 한 곳에서 볼 수 있다. 사진=윤재준기자
항공박물관내 ‘그레이트 갤러리.’ 초음속 정찰기인 M-21을 비롯한 다양한 기종들을 한 곳에서 볼 수 있다. 사진=윤재준기자

이 박물관에는 항공기 뿐만 아니라 우주 관련 전시장인 ‘찰스 시모니 스페이스 갤러리’도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오랫동안 오피스 등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재직한 시모니는 2007년과 러시아 우주선 소유즈호에 탑승해 다섯째 공식 우주 관광객이 됐으며 2009년에는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도 여행을 떠나는 등 우주에 남다른 관심을 보여왔으며 현재 과학 발전을 위한 후원에도 적극적이다.


이 전시장에는 우주왕복선 훈련 시설을 재현해놨으며 각종 기획 행사도 자주 가져 최근까지 인류가 달에 처음 착륙하고 지구로 귀환할 때 사용된 아폴로 11호의 사령선 모듈인 컬럼비아가 전시됐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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