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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아마존까지… 화염에 휩싸인 지구촌

박지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8.30 16:58

수정 2019.08.30 16:58

[월드리포트]아마존까지… 화염에 휩싸인 지구촌
북극부터 시베리아, 인도네시아 그리고 아마존까지… 전 세계가 화염에 휩싸였다. 매년 지구 전역에서는 작고 큰 화재가 늘 발생해왔다. 하지만 올해의 화재는 재앙 수준이라는 평이다. 무엇보다 '지구의 허파'로 불리던 브라질의 아마존 열대우림이 4주째 불길에 휩싸여 서울의 15배 면적이 검은 잿더미로 변했다. 29일(현지시간) 브라질 정부와 군 관계자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열대우림의 화재가 진압되면서 진정 국면으로 전환되고 있다고 밝혔지만 언제쯤 완전진화 단계에 들어설지는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도 밝혔다.

브라질 아마존의 화염이 전 세계적 위기로 부상하면서 우려를 사고 있지만 사실 전 세계는 더욱 큰 화마의 위협에 싸여 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보도했다.
NYT는 "브라질 아마존은 전 세계적 화재 발생지역 중 한 곳일 뿐"이라며 "현재 아마존으로부터 지구 반바퀴 거리의 아프리카 남동부 사바나 대초원이 화염에 휩싸여 있으며, 북극 인접 시베리아 지역 또한 역사적인 속도로 불타 사라지고 있다"고 전했다.

범지구적 대형 화재가 잇달아 일어나면서 그 원인과 문제점을 짚으려는 시도 또한 계속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크게 인재(人災)와 기후변화, 두 가지를 꼽고 있지만 기후변화 역시 인류의 산업화 과정에서 초래된 결과이기에 결과적으론 모두 인간이 만든 재앙에 가깝다.

직접적인 인재로 인해 화재가 발생했다고 여겨지는 곳은 아마존과 인도네시아 지역이다. 아마존과 인도네시아 모두 개발을 위해 의도적 방화로 시작된 불이 걷잡을 수 없이 번졌다.

브라질 아마존은 지난 2004년부터 2012년 사이 계속 줄었던 삼림 벌채가 2013년부터 다시 늘어 6년째 증가세다. 특히 지난해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농사와 가축 방목을 위한 삼림지 개간이 급증했다. 정부의 법적 통제하에서 개간이 이뤄지고 있다고 하지만 모든 것을 통제하기는 쉽지 않다.

특히 화재로 인해 숲이 황폐화된 경우 자연스럽게 개간이 허용되기에 고의적으로 방화가 이뤄지는 경우가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인도네시아 열대우림의 화재는 브라질 화재보다 발생 역사가 깊다. 1990년부터 지난 2015년까지 수마트라와 보르네오, 말레이시아 반도 전역에서 71%의 산림이 유실됐다. 이 지역의 화재는 팜유 생산과 관련이 깊다. 야자수 농장이 늘어나면서 이 지역에는 24만㎢의 숲이 사라졌다. NYT는 2015년 10만명이 사망케 한 연기가 올해 다시 인도네시아를 뒤덮고 있다고 보도했다.

직접적인 인재 외에 간접적인 기후변화로 인해 화재가 발생한 지역도 있다. 전 세계의 대기 및 기후를 연구하는 과학자들은 특히 최근 일련의 화재에서 가장 심각하게 주목해야 할 지역이 북극 지역이라고 지목했다. 그간 화재의 발생 빈도가 낮았던 시베리아 툰드라 지역에서 화재로 인해 수천년간 영구동토층에 사로잡혀 있던 탄소들이 대기 중으로 대량 방출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지난 7월 이후 발생한 시베리아의 화재로 약 2만4300㎢ 면적의 숲이 전소됐다. 이는 경기도 면적의 2.4배에 달하는 규모다. 비슷한 시기 알래스카에서도 화재가 발생해 눈이 쌓인 1만117㎢의 숲이 녹아 타버렸다.


지리, 경제, 정치, 기후 등 산불 원인을 한 가지로 규명하긴 어렵지만 가장 근본적 원인은 인간의 탐욕이다. 최근 전 세계 주요 국가 정상들은 아마존의 화재를 진압하기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인간의 욕망이 계속되는 한 불은 꺼지지 않을 것이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글로벌콘텐츠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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