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한·중·일 인천선언, 문화교류는 계속돼야

한·중·일 3국 문화장관이 '인천선언문'을 채택했다.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비롯해 뤄수강 중국 문화여유부장, 시바야마 마사히코 일본 문부과학상 등 3국 문화장관은 지난달 30일 인천 송도에서 한·중·일 문화장관회의를 열고 3국이 동북아 지역에서의 문화·관광 분야 협력을 확대해나가자는 데 뜻을 함께했다. 이에 앞서 한·일 문화장관은 따로 만남을 갖고 양국 외교갈등에도 불구하고 문화 분야에서의 교류는 지속돼야 한다는 공감대를 재확인했다.

이번 선언문은 한·일 양국이 역사·경제·안보 분야에서 강하게 충돌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지난달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일 외교장관회의에서의 냉랭한 분위기와 달리 이번엔 양국 장관이 시종일관 밝은 표정으로 의견을 교환했다는 사실도 고무적이다. 이번 선언을 통해 3국은 향후 10년간 새로운 문화협력 방안으로 미래세대인 청소년 교류를 확대하고, 평창·도쿄·베이징에서 연이어 열리는 올림픽을 계기로 공동 문화 프로그램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또 서울(1일)에 이어 도쿄(28~29일)에서 교차 개최하기로 한 '한·일 축제한마당'을 계획대로 열기로 한 것도 잘한 일이다.

한·일 양국이 극한대치를 이어가고 있지만 문화교류는 계속돼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지난달 서울 중구청이 대표적 관광지에 '노 재팬' 배너를 내걸었을 때 지역상인을 비롯한 시민들이 우려 섞인 비판을 쏟아냈던 것이 좋은 사례다. 감정적 대립을 자제하고 정치와 문화를 구분하는 냉정한 시각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 성숙한 시민들의 판단이다.

박양우 문체부 장관은 이번 회의에서 "한·일 관계가 어려운 상황이지만 이런 때일수록 문화분야의 교류가 더욱 소중하다"고 말했다.
이에 시바야마 일본 문부과학상은 '비가 온 뒤 땅이 굳는다'는 속담을 인용하며 "문화교류가 계속돼야 한다는 생각에 동의한다"고 화답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1일 동남아 순방에 앞서 태국 매체와 가진 인터뷰에서 "일본이 대화와 협력의 장으로 나온다면 언제라도 손을 잡을 것"이라고 했다. 지속적인 문화교류를 통해 양국이 갈등을 푸는 열쇠를 찾을 수 있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