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논단]

曺국이여, 祖국이여

무더운 여름의 뒤끝을 난데없이 曺국으로 祖국을 덮었다. 祖국은 선조의 나라, 나의 나라, 나의 자손이 살아갈 나라이기에 그 말 속에 역사가 있고, 현재가 있고, 미래가 있어서 듣는 이의 가슴을 뛰게 한다. 그런 우리의 祖국이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서 꼭 넘어야 할 문제들을 최근의 曺국 사태가 너무도 극명하게 보여주었다.

첫 번째는 소위 상류층의 특권 공유를 통한 특권 상속이다.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 1% 이하에 속하는 고위 관료, 국회의원, 판검사, 교수, 의사, 기업인 등의 상호 밀어주기가 일상화되고 고착화돼 있음을 확인시켜줬다. 누가 부탁할 필요도 없다. 서로 알아서 도와주고 갚아주고 하면서 자신들의 특권을 강화하고 상속한다. 이를 적폐라 규정하고 청산하겠다던 사람들도 일단 그 구조에 들어가면 아무런 생각 없이 그 특권을 당연한 것으로 즐기게 된다. 曺국은 딸에게 장학금 달라고도, 제1저자로 등재해달라고도 부탁하지 않았을 것이다. 다만 그도 그 구조 속에 들어갔을 뿐이다.

두 번째는 이제는 돌이킬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깊어져버린 갈등구조다. 권력을 잡으면 개혁한다 하면서 자신들의 세력을 키우는 데 몰두하고, 못 잡은 쪽은 견제한다 하면서 기본적 상식에도 어긋난 억지를 합리적 추론이라고 포장한다. 양쪽 다 극단적 지지층이 버텨주니 그들만을 바라보고, 그들이 원하는 것을 만족시키기 위해 막말도 폭력도 가리지 않는다. 이 싸움의 한쪽 선봉장인 曺국이 심사대에 올라오자 내세운 쪽은 지키려고 명백한 허물마저도 절차로 덮으려 하고, 반대쪽은 상관없는 일들까지 들추어 쓰러뜨리려 한다.

세 번째는 모든 정권이 집권 중반을 넘기면서 빠지게 되는 독선이다. 자칭 촛불정권이라 하며 도덕성과 이념에서 자부심이 남다른 이번 정권도 그 길로 들어서고 있다. 자신들을 따르지 않는 것은 수구이거나 촛불에 적대적이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이를 입증한다. 曺국을 내세운 사람들이 모르고 있는 것은 '촛불은 정권을 무너뜨렸지 세우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과거 정권이 국민의 생존권에 무감각할 때, 국민이 맡겨준 권력으로 祖국의 미래를 자신들 멋대로 재단할 때 국민들이 든 것이 촛불이다. 촛불은 누구에게도 예외를 두지 않을 것이다.

이번 정권은 이 문제들을 해결하겠다는 의지로 출범했다. 그것이 이 정권을 지탱하는 힘이고 사명이기에 그 선의를 믿는다. 그러나 이번 曺국 사태는 이 문제들이 어느 것 하나 해결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번 曺국 사태의 본질은 특권층의 非不法적 특권 누림에 대한 일반 국민의 박탈감이다. 거기에 더해 진영논리에 빠져 자기영역 확장에는 사활을 걸고, 祖국의 안보와 경제적 미래에 대해 불안에 빠져 있는 국민의 고단한 생활에는 아무런 대안이 없는 정치권을 향한 절망감이다.
이 정권마저 국민의 소리에 귀를 닫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다.

촛불이, 경고등이 켜졌다. 이제 본질로 돌아가서 이 과제들을 해결할 시점을 놓치지 말자. 우리 祖국이 사면초가에 빠져 있는 이 시점에서 이번 정권이 성공해야 祖국이 살 수 있다.

한헌수 숭실대 전자정보공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