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조국 임명 강행, 경제 짓누르는 정치 리스크

성장률 뚝뚝 떨어지는데
권력놀음에 민생은 외면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조국 후보자(54)를 법무장관에 임명했다.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지 꼭 한달 만이다. 절차상 하자는 없다. 조 후보자는 지난 6일 국회에서 인사청문회를 했다. 국회는 대통령이 요청한 시한(6일) 내에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청와대에 보내지 않았다. 이럴 경우 대통령은 언제든 후보자를 장관에 임명할 수 있다. 문 대통령은 시한 마감 후 사흘 만에 조 후보자를 장관에 임명했다.

문제는 다른 곳에 있다. 먼저 국민 정서다. 조 후보자는 두차례 해명 기회를 가졌다. 2일 무제한 기자간담회, 6일 정식 청문회를 거쳤다. 하지만 여론은 여전히 '조국 장관'에 부정적이다. KBS '일요진단 라이브'가 7일 실시한 여론조사를 보면 임명 반대가 49%, 찬성이 37%로 나왔다. 편차는 있지만 어떤 조사에서도 찬성이 반대를 앞서지 못했다. 불통 논란은 문 대통령이 계속 짊어져야 할 짐이다.

검찰 수사는 또 다른 부담이다. 청문회가 열린 날 검찰은 조 장관의 배우자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를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조만간 정 교수를 소환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사태 전개에 따라선 조 장관 역시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다. 법무장관은 검찰 지휘권을 갖는다. 만약 검찰이 수사를 시작하면 조 장관의 사퇴 여부를 두고 또 한바탕 소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이 점에서 '조국 장관' 강행은 상식적이지 않다.

더 큰 걱정은 조국 사태가 경제에 미칠 파장이다. 야당인 자유한국당은 '문재인 정권의 종말'을 경고했다. 한국당은 이미 조국 해임결의안, 국정조사, 특검 추진을 예고한 상태다. 오는 17~19일로 예정된 정기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보이콧하자는 이야기도 나온다. 평소에도 새해 예산안을 다루는 정기국회는 정쟁으로 얼룩지기 일쑤다. 올해는 조국 사태까지 겹치는 통에 격랑이 불가피하다.

한국 경제는 안팎으로 힘들다. 올해 성장률은 잘해야 2%대 초반, 여차하면 1%대로 떨어질 판이다. 한국 경제를 먹여살리는 반도체 시황은 여전히 답답하다. 미·중 통상마찰은 끝이 보이지 않고, 한·일 경제보복은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 채 미궁으로 빠져들고 있다. 가뜩이나 힘든 경제에 정치 리스크라는 먹구름까지 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치판은 갈수록 험악한 모습을 보일 것 같다. 싸울 땐 싸우더라도 문 대통령과 여야가 경제만큼은 대화의 끈을 놓지 않길 바란다. 민생과 무관한 정치놀음에 도낏자루 썩을까 두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