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에서]

대형마트 의무휴업 규제 명분 없다

명절 대목이지만 유통가 분위기는 밝지 않다. 올해 추석이 유난히 빠른 여름인 데다 매출이 가장 많이 나오는 추석 직전 일요일인 8일이 의무휴업일이기 때문이다. 대개 명절 직전 일요일 매출은 전체 명절 실적의 15%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 2·4분기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 대형마트가 명절 대목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 된 것이다.

온라인으로 고객이 이탈해 실적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지만 정부의 규제는 그대로 이어지면서 유통업계는 그야말로 진퇴양난에 빠진 모양새다.

의무휴업이 시작된 2012년까지만 해도 대형마트는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었지만 7년이 지난 지금 온라인 쇼핑몰의 공세에 밀려 지난 2·4분기에는 급기야 이마트와 롯데마트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 대형마트가 비교우위를 점하고 있던 신선식품에서도 e커머스가 경쟁력을 확보하면서 대형마트의 몰락이 가속화되고 있다.

대형마트 의무휴업 등 규제에 대한 재논의 필요성이 제기된 것도 이 때문이다. e커머스로 대세가 넘어간 상황에서 대형마트 규제가 무슨 효과가 있을까. 마트가 문을 닫아도 사람들은 전통시장에 가지 않는다. 이제 사람들은 마트가 문을 열건 닫건 e커머스에서 주문을 한다.

지난 7년간 유통시장은 급변했다. 의무휴업이나 영업시간 제한 등은 대형마트가 유통시장을 주도하던 시기 나온 규제로 유통시장의 주도권은 이미 e커머스로 넘어갔다. 대형마트는 수년째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다 끝내 적자를 기록했고, 그사이 e커머스는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했다.

대형마트를 주력으로 하던 롯데, 신세계도 이제 e커머스 키우기에 사활을 걸었다. 키움증권은 올해 e커머스 업체들의 식품 매출 규모가 16조9000억원에 달하며 대형마트 3사의 식품 매출 규모를 앞지를 것으로 추산했다.

대형마트의 쇠퇴가 더욱 아프게 다가오는 것은 이 업태가 고용시장에 크게 기여해왔기 때문이다. 롯데, 신세계, 현대백화점은 2006년부터 2016년까지 30대 기업 중 고용을 가장 많이 늘린 10위 안에 모두 포함돼 있을 정도로 고용이 큰 기여를 했다. 해마다 수백명씩 뽑아왔지만 미래가 보이지 않게 된 지금 이 같은 고용을 유지할 수 없게 됐다.

대형마트, 백화점 등 오프라인 유통을 중심으로 한 대형 유통업체들은 이제 구조조정설이 퍼질 만큼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일자리 정부를 지향해 온 만큼 규제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컸지만 정부와 국회는 규제를 풀어주는 것은 고사하고 대형마트에 더해 복합쇼핑몰까지 규제를 하겠다는 입장이다. 국회에는 유통관련 규제 법안이 39건이나 발의돼 있다.


전통시장 활성화에 도움이 되지도 않는 대형마트 규제를 지속하는 것이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지 새삼 의문이 든다.

소비자들은 주말에 쇼핑을 하지 못해 불편하고, 마트는 매출에 타격을 입고 이에 더해 인근 상권까지 피해를 주는 그러나 전통시장 활성화 효과는 불분명한, 모두가 피해자가 되는 규제를 왜 지속해야 하는 것인지 정부에 묻고 싶다.

모두가 피해를 보는 규제보다는 전통시장 안에 입점해 침체된 상권을 살리고 있는 이마트 상생스토어처럼 모두가 승자가 될 수 있는 전향적 사고가 필요한 시점이다.

padet80@fnnews.com 박신영 생활경제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