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무인 톨게이트 시대의 일자리 마찰

민노총 소속 톨게이트 노조원들이 10일 경북 김천 한국도로공사 본사를 점거해 이틀째 농성을 벌였다. 이들은 지난 9일 이강래 한국도로공사 사장이 "지난달 대법원이 내린 판결에 따라 요금수납원 745명을 본사 직원으로 직접고용하지만 1·2심 재판이 진행 중인 수납원 1000여명에 대해선 이번 조치를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고 발표하자 이에 반발해 사장실 점거를 시도했다.

톨게이트 요금수납원 고용 문제는 풀기 어려운 실타래처럼 꼬여 있다. 이들은 이명박정부 때인 지난 2009년 외주사 직원으로 전환됐다. 이들 중 자회사 전환에 반대하는 일부가 "도로공사와 외주업체 사이에 체결된 용역계약은 사실상 파견계약이므로 2년의 파견기간이 만료된 날부터 공사는 직접고용의 의무가 있다"며 소송을 냈다. 이 소송이 처음 제기된 것이 지난 2013년이다. 6년을 끈 소송은 지난달 말 대법원이 톨게이트 수납원들의 손을 들어주면서 일단락됐다.

쟁점은 두 가지다. 하나는 본사 직접고용 인원 문제이고, 다른 하나는 고용 대상자들의 직무 문제다. 도로공사는 대법원 판결로 근로자 지위가 회복된 수납원은 총 745명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노조원들은 현재 1·2심 재판 중인 모든 노조원에게도 동일한 적용을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는 도로공사 주장대로 이후 진행되는 후속 판결에 따라 문제를 풀어가는 것이 순리라고 본다. 더 큰 문제는 현재 도로공사 본사에는 요금수납원 직무가 없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공사는 근로자 희망에 따라 수납업무가 가능한 자회사나 본사 현장 조무직무 배치를 검토하고 있다.

이번 사태의 근저에는 4차 산업혁명에 따른 기술발전과 일자리 문제가 깔려 있다. 스마트톨링, 즉 무인요금수납시스템이 도입되면 장차 톨게이트는 필요없어진다.
톨게이트 수납원들의 딱한 사정을 모르는 바 아니나 4차 산업혁명이라는 시대의 거대한 흐름을 거스르긴 어렵다. 택시기사들의 카풀 반대나 타워크레인 파업에서 보듯이 우리는 이미 이와 유사한 문제를 빈번하게 목격하고 있다. 정부는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사회적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찾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