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일만 야구선임기자의 핀치히터]

다저스의 ‘아픈 손가락’ 류현진… 그가 살아나야 팀이 산다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로 가을야구행
내달 4일 와일드카드 1위팀과 맞대결
선발 3인방 컨디션 난조로 우승 불투명

류현진. 뉴시스
다저스 선수들은 서로의 몸에 맥주를 쏟아 부었다. 일부 선수들은 맥주를 조금 마시기도 했다. 다저스가 7년 연속 내셔널리그 서부 지구 1위를 확정 짓던 날. 축하 메시지가 적힌 옷으로 갈아입은 다저스 선수들은 기쁨을 만끽했다.

LA 다저스는 11일(이하 한국시간)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가운데 가장 먼저 '가을 야구'행 열차에 몸을 실었다. 볼티모어를 7-3으로 누른 다저스는 원정팀 락커룸을 난장판으로 만들었다. 1975년 신시내티 레즈(9월 8일) 이후 내셔널리그 역사상 두 번째 빠른 1위 확정이었다. 지난해엔 마지막 날까지 콜로라도와 순위 결정을 매듭짓지 못해 번외경기까지 치러야 했다.

데이브 로보츠 감독은 "압도했다(subdued)"는 한 마디로 다저스의 2019 정규시즌을 정의했다. 2위 콜로라도와 18.5경기 차이니 그럴 만했다. 이것으로 끝일까? 로버츠 감독에게는 아직 11번의 승리(월드시리즈 4승 포함)가 남아 있다. 다저스는 2년 연속 월드시리즈 준우승에 머물렀다. 올 가을 다저스는 가을 잔치를 벌일 채비를 마쳤을까.

다저스 소식을 주로 다루는 현지 언론들은 불안감을 내비추고 있다. 주된 이유는 류현진(32) 클레이튼 커쇼(31) 워커 뷸러(25) 등 선발 3인방의 컨디션 하락이다. 류현진은 8월 4경기(현지 기준)서 1승 3패 평균자책점 7.48을 기록했다. 9월 5일 콜로라도와의 경기서도 4⅓이닝 3실점했다.

클레이튼 커쇼는 최근 '홈런 공장장'으로 전락했다. 8월 6경기서 9개의 홈런을 얻어 맞았다. 8월 22일 토론토전과 26일 양키스전서는 연거푸 3개씩의 홈런을 허용했다. 올 해 내준 홈런만 25개. 2016년 8개에 불과하던 커쇼의 피홈런 수는 23개-17개로 늘어났다.

뷸러의 경우 들쑥날쑥한 컨디션이 문제다. 11일 경기서는 7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직전인 3일 콜로라도와의 경기서는 5이닝 6실점했다. 그 전 지난 달 샌디에이고전서는 6이닝 무실점. 그 전 마이애미전서는 4이닝 5실점. 이런 상태면 코칭스태프가 계산서를 들이밀 수 없다.

SB 내이션은 "다저스의 현재 가장 큰 문제점은 선발진이다. 마무리 켄리 잰슨도 불안하지만 그 때까지 가지 못하면 아무 소용없다"고 밝혔다. 트루 불루는 "류현진의 컨디션이 정상으로 돌아오지 못하면 다저스의 월드시리즈 우승은 물 건너갔다"고 진단했다.

그렇다. 가장 아픈 손가락은 역시 류현진이다. 7월까지 류현진을 지켜본 사람이면 8월 이후 부진은 도저히 믿기지 않을 정도다. 8월 12일 애리조나전까지만 해도 괜찮았다. 7이닝 무실점으로 12승째를 따냈다. 평균자책점은 1.45.

류현진은 8월 18일 애틀랜타 원정서 홈런 두 방을 허용하며 5⅔이닝 4실점했다. 이후 3경기는 참담함의 연속이었다. 한 번도 5회를 넘기지 못했고, 13⅓이닝을 던져 17점을 내줬다. 5일 콜로라도전서는 시즌 최다인 4개의 볼넷을 허용했다.
5월 한 달간 5경기 볼넷 수(3개)보다 많았다.

다저스는 다음 달 4일 와일드카드 1위 팀(현재 워싱턴)과 홈구장서 가을 야구 첫 경기를 갖는다. 1988년 이후 31년 만에 월드시리즈 우승 꿈을 이루려면 류현진이 살아나야 한다.

texan509@fnnews.com 성일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