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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호 양현종 뒤집기 기회 왔다

성일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9.17 14:11

수정 2019.09.17 14:11

키움의 홈런 타자 박병호 /사진=뉴스1화상
키움의 홈런 타자 박병호 /사진=뉴스1화상


평균자책점 1위에 오른 양현종 /사진=뉴시스화상
평균자책점 1위에 오른 양현종 /사진=뉴시스화상


지난 16일 잠실 경기 6회 초 상황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2위 키움은 3위 두산에 1-3으로 뒤져 있었다. 이날 현재 두 팀의 승차는 0.5. 키움이 패하면 두산이 2위로 올라 설 수 있는 상황이었다.

두산 투수는 MVP급 활약을 보여 온 조쉬 린드블럼(32). 6회 김하성 이정후 까다로운 두 타자를 아웃시켰다. 다음은 4번 박병호(33). 초구에 커브를 던졌다. 타이밍을 뺏기 위한 투구였다.
대개 초구 변화구는 그냥 흘려보낸다.

실투였다. 박병호의 타구는 외야 관중석에 내리 꽂혔다. 홈런이 무서운 점은 한 순간에 분위기를 바꿔 놓는데 있다. 결국 두산은 3-6으로 역전패했다. 키움은 순위 바꿈은커녕 1.5게임차로 더 달아났다.

이 홈런 한 방은 여러 부문의 질서를 뒤흔들어 놓았다. 키움과 두산의 순위가 이대로 끝난다면 박병호의 이 홈런은 2,3위 싸움의 분수령으로 평가될 만하다. 린드블럼은 평균자책점 2위로 내려앉았다. 2.15에서 2.36으로 떨어졌다.

1위는 2.25의 KIA 양현종(31). 린드블럼의 MVP 지위까지 급속히 흔들리고 있다. 투수가 MVP까지 차지하려면 개인타이틀을 싹쓸이하거나 팀의 우승에 혁혁한 공을 세워야 한다. 이날 홈런을 허용한 박병호에게 그 자리를 빼앗길 공산이 커지고 있다.

또 하나. 린드블럼이 평균자책점 1위를 놓치면 투수부문 골든글러브도 확신할 수 없다. 현재 분위기로 선두 주자임에 분명하지만 남은 경기서 순위 바꿈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더구나 린드블럼은 최근 하락세고, 양현종은 한창 호조다.

양현종은 17일 NC전서 올 시즌 고별전을 가졌다. 한 경기쯤 더 나올 수도 있으나 굳이 그럴 필요가 없어서다. 그에게는 개인 성적보다 컨디션 관리와 오는 11월 프리미어 12 경기가 더 중요하다.

16일 현재 린드블럼은 다승 1위(20승) 탈삼진 1위(178개)다. 양현종은 다승 공동 2위(16승) 평균자책점 1위 탈삼진 3위(160개)다. 린드블럼은 최근 2연패다. 남은 경기 결과에 따라 양현종의 손을 들어 주어도 할 말이 없다.

양현종은 5월 이후 22번 등판에서 16승을 올렸다. 이 기간 평균자책점은 1.08. 올 시즌 완봉승도 두 차례 된다. 팀이 가을 야구를 놓쳤지만 최고 투수로 불리기에 손색 없다. 올스타전 이후 후반기 평균자책점은 0.47로 완벽에 가깝다.

양현종에게 4월이 위기였다면 박병호에겐 6월이 문제의 달이었다. 부상과 슬럼프가 이어지면서 2군으로 내려갔다. 팀의 간판타자에게 2군은 어울리지 않는 자리였다. 박병호는 6월 25일 KIA전서 홈런을 날리며 부진 탈피를 선언했다.

박병호는 8월 27일 한화전서 4개의 홈런을 쏘아 올렸다. 팀 동료 제리 샌즈와 최정을 누르고 단숨에 홈런 단독 1위로 올라섰다.
16일 홈런 한 방으로 이들과의 격차를 5개로 벌였다. 98타점(3위)을 기록한 박병호는 조만간 100타점을 채울 예상이다.


2012시즌부터 6년 연속(2016년과 2017년은 메이저리그 진출) 100타점 고지에 오르게 된다.

texan509@fnnews.com 성일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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