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中에 쫓기는 디스플레이, 초격차로 승부하길

디스플레이 업계가 위기에 몰렸다. 중국발 공급과잉에 따른 LCD 업황 부진이 원인이다. 이에따라 LG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 등 주요 업체들도 인력감축에 나서는 등 고강도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LG디스플레이는 LCD 생산라인 가동을 일부 중단한 데 이어 전체 직원의 약 20%를 줄이는 방안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까지 된 데는 물량공세에 나서고 있는 중국 영향이 가장 크다. 지난 2015년 중국 정부가 첨단산업 육성정책인 '제조 2025'를 내놓은 이후 중국 디스플레이 산업의 성장세는 말 그대로 파죽지세다. 중국은 지난 3년간 BOE 등 자국 디스플레이 업체에 30조원에 달하는 보조금을 투입하며 생산설비를 급속히 늘려왔다. 중국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은 이들이 마진을 포기하면서까지 저가공세를 펼치고 있으니 우리 기업으로선 속수무책인 상황이다.

이러다보니 우리가 일본의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990년대 후반까지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던 일본은 한국의 공격적인 투자에 밀리면서 시장에서 사실상 소멸되는 아픔을 겪었다. 자사 기술에 대한 과신과 이에 따른 투자 소홀 등이 패퇴의 원인으로 지적된다. 일본 LCD 산업의 몰락은 우리에겐 반면교사다. 현재 한국과 중국의 첨단산업 기술격차는 1년에 불과하다. 턱밑까지 추격한 중국에 따라잡히지 않기 위해선 국가적 전략이 필요한 이유다.

결국은 기술만이 살길이다. 디스플레이 산업의 경우 OLED로의 사업 전환과 선제적 투자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중국에 이미 따라잡힌 LCD와 달리 OLED는 아직 우리가 전체 시장의 95%를 점유하고 있다.
이 시장마저 뺏기지 않기 위해선 중국 기업으로의 인력 유출도 적절하게 막아야 한다. 'IT 굴기'에 적극 나서고 있는 중국 정부는 자국 디스플레이 업체가 공장을 지을 때 50% 이상 자금을 지원하는 등 경쟁력 강화에 힘을 보탠다고 한다. 디스플레이 산업을 포기한 것이 아니라면 우리 정부도 적극적인 정책지원에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