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철 前안보실 1차장 "남북 군사합의 '버전2' 검토 필요"

"군사합의 '버전 2', 전문가들과 검토해 나가야" "군비통제만 앞서가면 신뢰문제 생길 수 있어" "재래식 무기-경제교환 비대칭 군비통제 고민"

【서울=뉴시스】이상철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 (뉴시스DB)
【서울=뉴시스】김성진 기자 = 9·19 군사합의 이후 남북간 군사적 긴장이 완화된 것으로 평가되는 가운데,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정착을 위해 보다 진일보한 군사합의를 이끌어낼 준비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상철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은 20일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국방대학교 국내안보학술대회에서 "남북 군사합의 '버전 2'(Version 2)에 대해 정교하게 전문가들과 계속해서 하나씩 검토해 나가도록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 전 차장은 '버전 2'에 대해 구체적인 내용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공개한 발표문에는 남북 군사공동위원회 구성·운영을 통한 상시 의사소통·협의채널 유지와 함께 ▲비무장지대 감시초소(GP) 전면철거 ▲수도권 위협 전력(포병·미사일) 배치 조정 ▲군 인사교류 ▲대규모 군사연습 사전통보 ▲군사 핫라인 등을 거론했다.

향후 북미 대화가 진전되고 남북 대화가 다시 촉진되면 '운영적 군비통제' 수준까지 남북 군사합의를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으로 읽힌다.

다만 이 전 차장은 군비통제에 대해 "너무 앞서다보면, 이행이 안 되면 또 불신이 나오기 때문에 합의된 것들을 잘 이행해 나가면서 하나씩 하나씩 다시는 되돌릴수 없도록 해나가는 게 중하지 않겠냐"며, 군비통제와 평화체제 구축, 비핵화 3개 축이 서로 견인하고 촉진할 수 있도록 하는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만의 노력만으로 안 되고, 특히 한미간 긴밀한 협의를 같이 해 나가고 또 중국이나 주변국들과 전략적 협력 강조해 나가야 한다"며 "우리가 창의적인 방안을 개발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남북 간에 유리한 측면에서만 접근하면 안 된다. 서로 윈윈(win-win)할 수 있는 인식을 바탕으로 해 나가야 한다"며, 특히 북한의 경제발전 집중노선에 주목해 북한의 방대한 '재래식 무기'와 '경제'를 교환하는 비대칭적인 군비통제 방안에 대해 제안했다.

이날 토론에 참석한 전문가들도 군사합의 '버전 2'에 대한 고민에 대해 공감했다. 다만 향후 비핵화, 평화체제 구축 등이 이뤄지면 군비통제와 관련해 유엔사 존속 문제 등 더 많은 과제가 생길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미 간 협상이 진전된다는 전제 속에서 "9·19 군사합의를 어떻게 발전시키고, '버전 2', '군사합의 2.0'이 어떻게 가야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들이 지금부터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특히 "군사문제에서 가장 우려해야 하는 것은 북한이 미사일을 쏘는 게 아니다"며 "(북한이) 그렇게 하면 한미동맹을 탄탄하게 하면 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북미) 상황이 좋아지면 국방에서, 남북회담 측면에서 해야할 일이 더 많다"며 "유엔사 문제 등 별의별 문제가 다 터진다. 비핵화, 평화체제가 잘 가면 더 많은 숙제를 얻을 수 있다는 고민을 (지금부터) 해야하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연구위원도 "한미 연합 지휘소연습보다 향후 유엔사를 어떻게 장기적으로 갈 것인가라는 부분이 문제"라면서, "유엔사 참모진 보강, 연합사-유엔사 관계, 주한미군 관계 등에 대한 논의가 계속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평화협정 체결 이후 중국, 러시아가 문제제기를 하면 (유엔사) 존속이 쉽지 않을 것이다. 끝까지 명칭을 유지하거나 가칭 동북아사령부로 바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하며, 이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다만 조 연구위원은 "군비통제 문제는 평화협정 외에도 비핵화 협상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면서도,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 문제까지 북미 협상에 넣을 경우 "협상 촉진은커녕 더 어렵게 하고 제약을 하게 될 것"이라고 경계했다.

ksj87@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