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민부론·反민부론, 여야 정책 대결은 대환영

민주당도 혁신성장 토론회
한국당과 접점 찾아나가길

자유한국당이 22일 경제정책 방향을 담은 '2020 경제대전환 보고서 민부론(民富論)'을 공개했다. 2030년까지 1인당 국민소득 5만달러 및 중산층 70% 달성이라는 목표를 제시하면서다. 이를 위해 황교안 대표는 문재인정부에 '국가주도 경제'를 '민간주도 자유시장 경제'로 전환하라고 요구했다. 황 대표가 직접 발표한 데서 짐작되듯 '민부론'이 야당의 내년 총선 전략의 성격도 띨 법하다. 그렇다 하더라도 여야 간 고질적 정쟁이 아닌 정책경쟁을 활성화하는 계기라면 바람직하다.

국가통계위원회가 최근 2017년 9월을 정점으로 우리 경제가 하락국면에 접어들었음을 확인했다. 그런데도 정부는 지난 2년간 최저임금 상향과 주52시간제 확대 등을 밀어붙였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혁신성장추진위가 23일부터 4차례 토론회를 갖는 배경도 이와 무관치 않을 터다. 여권도 'J노믹스', 즉 일자리 중심 경제, 소득주도성장, 공정경제, 혁신성장 등 네바퀴 성장론의 한계를 인식했다는 뜻이다.

그런 맥락에서 한국당이 재정으로 모든 문제를 풀려는 정부의 정책기조에 제동을 건 것은 수긍이 간다. 물론 한국당의 민부론이 진선진미하다는 말은 아니다. 선거용 장밋빛 공약의 그림자가 어른대는 인상도 들어서다. 민주당 이 이명박 전 대통령의 '747'(연 7% 성장, 국민소득 4만달러, 세계 7대 강국) 공약, 박근혜 전 대통령의 '줄푸세'(세금과 정부 규모를 줄이고, 불필요한 규제를 풀고, 법질서를 세우자) 공약을 연상케 한다고 지적하는 배경이다.

다만 그런 측면이 있다고 하더라도 소득주도성장론 폐기 등 정부·여당이 경청해야 할 대목이 더 많다고 본다. 성장의 불씨는 사그라들고, 서민층의 생활고가 더 심해지는 역설을 빚고 있는데도 '소주성'을 고집할 이유는 없다. 경제현실에 대한 여권의 경각심이 약해 보이는 건 더 큰 문제다. 문재인 대통령도 얼마 전 "우리 경제가 어려움 속에서도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할 정도니 말이다.

거듭 강조하지만, 지금 한국 경제는 큰 위기다.
양질의 일자리 감소, 소비와 투자 부진, 기업 해외이전 등 각종 지표가 전방위로 경보음을 울리고 있다. 그래서 신산업에 대한 과감한 규제혁신과 노동개혁이 긴요하다는 야당의 고언은 새겨들을 만하다. 마침 여당도 혁신성장위를 재가동 중이라니 적어도 민간부문의 성장잠재력을 확충하는 방안에서만이라도 여야가 접점을 찾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