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자국민 역차별하는 한국의 이상한 규제

한국인에게만 숙박공유 이용을 금지한 규제가 비웃음을 사고 있다. 글로벌 숙박공유 기업인 에어비앤비는 25일 한국의 숙박공유 제도를 비판하는 보도자료를 냈다. 에어비앤비는 "공유숙박이 보급된 191개국 중 내국인의 이용을 금지한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며 "한국식 규제가 낳은 웃지 못할 역차별"이라고 지적했다. 글로벌 기업이 현지 정부 정책을 이처럼 정면으로 비판한 것은 전례가 드물다.

한국의 숙박공유 제도는 비판을 들어도 싸다. 2011년 개정된 관광진흥법에 따라 신설된 '외국인 관광 도시민박업' 제도 때문이다. 이 제도는 한옥 체험과 농어촌 민박만 한국인 손님을 받을 수 있게 허용했다. 이에 따라 도시 지역에 있는 대다수 에어비앤비는 외국인 손님만 받아야 하고, 한국인 손님을 받으면 불법이 된다. 빈집 활용도 금지된다.

이 제도는 도입할 때부터 많은 논란을 불러왔다. 정부는 내국인의 도시 에어비앤비 이용을 금지한 것이 기존 숙박업소 영업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라고 했다. 그러나 정부가 기존 사업자의 기득권을 보호하기 위해 신사업을 규제하는 것이 타당한지에 대한 비판이 일었다. 신기술과 기득권이 충돌할 때 정부가 기득권 보호에만 안주하면 기술경쟁에서 뒤처져 경제발전에 역행할 것이라는 지적도 많았다.

내국인의 숙박공유 이용을 금지한 제도는 운영 결과에서도 많은 문제점을 드러냈다. 첫째, 실효성이 없다. 지난해 국내에서 에어비앤비를 이용한 고객은 294만명이며, 이 가운데 69%(202만명)가 내국인이었다. 있으나마나 한 제도가 된 셈이다. 둘째, 범법자를 양산하는 제도는 좋은 제도가 아니다. 내국인 202만명 대부분은 불법 이용자다. 셋째, 내국인 역차별은 없어야 한다. 정부는 국내 소비자의 권익을 보호할 책임을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


정부는 내국인도 이용 가능한 공유민박업을 도입하되 운영기간을 연 180일로 제한하는 개선책을 추진 중이다. 이는 규제를 풀기 위해 또 다른 규제를 동원하는 것에 불과하다. 어떤 형태의 서비스를 이용할 것인지는 온전히 소비자 선택권에 맡길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