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국회,'조국 블랙홀'에 빠져 민생 외면 말라

국회의 26일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은 조국 법무부 장관에 대한 제2의 인사청문회를 방불케 했다. 조국 장관을 둘러싼 각종 의혹과 수사 문제로 거친 공방을 주고받으면서다. 27일 외교안보 대정부질문에서도 조국 장관 관련 질의는 이어졌다. 가뜩이나 경제침체에다 한·일 갈등, 북핵협상 교착 등 대내외 악재가 겹치고 있는 판이다. 나라살림을 심의하는 예산국회가 '조국 블랙홀'에 빠져든다면 걱정스러운 일이다.

물론 사태의 원인을 제공한 조국 장관이 여야 정쟁의 불씨를 계속 키우고 있는 게 근본문제다. 자택을 압수수색하는 검사와의 통화로 수사외압 논란까지 야기하면서다. 그렇다 하더라도 '한×만 패겠다'는 식의 자유한국당 등 야권의 태도도 온당치 않다. 청와대가 온갖 반칙과 특권 의혹에 휩싸인 조국 장관을 임명하면서 등 돌린 민심이 야당으로 쏠리지 않는 까닭이 뭐겠나. 합리적 대안정당이란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어서다. 야권이 예산안과 법안 심의라는 국회 본연의 기능을 외면해선 곤란하다.

더불어민주당의 태도는 더 안쓰럽다. 조 장관 의혹을 규명하려는 윤석열 검찰총장 체제에 대한 압박이 도를 넘어서다. 박근혜·이명박 정권 인사들에 대한 적폐수사에서 큰 역할을 할 때는 아무 말도 않다가 이제 "무리한 수사"운운하니 설득력이 없는 것이다. 특히 "주말에 10만명 이상이 촛불을 들고 검찰청으로 향한다"(이인영 원내대표)는 엄포는 집권당이 맞는지 의심이 들 정도다. 당정청은 일본의 수출규제 대응에 맞서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산업 특별법'을 발의할 예정이다. 그러나 국회가 정쟁의 도가니가 된다면 만사휴의다.


시급한 국회 현안이 어디 '소부장 특별법'뿐인가. 취업난에 신음하는 청년층에 도움이 될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과 소상공인보호법, 빅데이터경제3법 등 수두룩하다. 조 장관 거취는 검찰 수사결과를 보면서 유관 상임위에서 따지고 미진하면 회기 중 국정조사를 통해 짚으면 될 일이다. 여야가 올 정기국회를 '기승전 조국'으로 끝내 정치에 대한 국민의 불신만 심화시켜선 안 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