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민주당 전경련 방문 사과, 이럴 거면 왜 갔나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26일 전날 있었던 자신을 포함한 당 의원들의 전경련 방문에 대해 노동계에 사과했다. 이 수석부대표는 정책조정회의에서 "제 발언 중 오해를 살만한 내용이 있었다면 정식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전날 전경련에서 "문재인정부가 대기업 노조 편, 민주노총 편은 아니다"라고 말한 것에 대한 사과였다.

이 의원 등은 전날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을 방문해 기업인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악화된 경제의 활로를 찾기 위해서다. 미·중 무역전쟁과 일본의 무역보복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대기업들로부터 직접 경영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보자는 취지였다. 민주당측 참석자에는 국회 정무위원장인 민병두 의원, 원내대표를 지낸 홍영표 의원, 신경민·최운열 정책조정위원장, 박찬대 원내대변인 등 당내 중진급 의원들을 포함해 12명이 참석했다.

민주당은 그동안 대기업 모임인 전경련과는 거리를 두어왔다. 이 때문에 이날 방문은 이례적이었다. 여권이 경제난국 극복을 위해 과거의 친노동 일변도 정책에서 벗어나 기업과의 협력관계 구축 등 새로운 경제행보에 나서는 신호탄이라는 기대를 낳았다.

그러나 이 의원은 당에 돌아와 해명하느라 바빴다. 발언 내용 뿐만 아니라 전경련 방문 자체에 대해서도 긴 해명을 해야 했다. 이 의원은 당 차원의 행사가 아니라 의원들의 개별적인 참석이라고 말했다. 또한 전경련과 간담회를 한 것이 아니라 기업인들과 간담회를 한 것이라고 했다. 마치 전경련 방문이 죄라도 되는 것처럼 어떻게든 방문 의미를 축소하기에 급급했다.

우리 경제는 최근 들어 곳곳에서 위기를 알리는 경보음이 들리고 있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폴 크루그먼 교수(미 뉴욕시립대)는 얼마 전 디플레 위험을 경고하면서 제로금리를 권고했다. 한국은행은 금융안정지수를 주의 단계로 올려 금융시장에 빨간불을 켰다. 이런 가운데 김광두 전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은 내년에 경제성장률이 1%대까지 추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J노믹스(문재인정부 경제정책) 설계자이기도 한 그는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달리 지금은 실물 침체 상황에서 비롯된 만성질환"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이 대오각성하지 않으면 현 경제난국을 헤쳐나가기 어렵다. 소속 의원들의 전경련 방문을 권장은 못할망정 막아서는 안된다. 민주당은 노동계의 족쇄에서 풀려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