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소기업

라온테크 "日 경제보복 오히려 기회…로봇 국산화 골든타임"

뉴스1

입력 2019.09.29 12:01

수정 2019.09.29 12:01

경기도 수원시 라온테크 공장에서 직원들이 클린룸에서 로봇 개발·제조 작업을 하고 있다. (이노비즈협회 제공) 2019.09.29 / © 뉴스1
경기도 수원시 라온테크 공장에서 직원들이 클린룸에서 로봇 개발·제조 작업을 하고 있다. (이노비즈협회 제공) 2019.09.29 / © 뉴스1


김원경 라온테크 대표가 지난 26일 경기도 수원시 라온테크 사옥에서 열린 '이노비즈 PR-day'에서 언론과의 인터뷰를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노비즈협회 제공) 2019.09.29 / © 뉴스1
김원경 라온테크 대표가 지난 26일 경기도 수원시 라온테크 사옥에서 열린 '이노비즈 PR-day'에서 언론과의 인터뷰를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노비즈협회 제공) 2019.09.29 / © 뉴스1


라온테크 주요 제품들 (라온테크 제공) © 뉴스1
라온테크 주요 제품들 (라온테크 제공) © 뉴스1


라온테크 성장연혁 (라온테크 제공) © 뉴스1
라온테크 성장연혁 (라온테크 제공) © 뉴스1


김원경 라온테크 대표가 지난 26일 경기도 수원시 라온테크 사옥에서 열린 '이노비즈 PR-day'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노비즈협회 제공) 2019.09.29 / © 뉴스1
김원경 라온테크 대표가 지난 26일 경기도 수원시 라온테크 사옥에서 열린 '이노비즈 PR-day'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노비즈협회 제공) 2019.09.29 / © 뉴스1

(수원=뉴스1) 조현기 기자 = 김원경 라온테크 대표는 일본 경제 보복이 역설적으로 국내의 튼튼한 반도체 생태계를 구축할 기회를 줬다며, 이번 골든타임을 반드시 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지난 26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라온테크 공장에서 열린 '이노비즈 PR-day'에서 "일본의 경제 보복으로 많은 국내 소재·장비·부품 회사들이 위협을 느끼고 있지만, 동시에 국산화를 통한 반도체 생태계 구성에 큰 기대를 하고 있다"며 "이번에는 기회를 놓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라온테크는 반도체·디스플레이·제약공장·스마트공장 등의 생산라인에 필요한 로봇과 이를 운용하기 위한 플랫폼 및 시스템을 개발·제조하는 업체다. 라온테크는 반도체 웨이퍼 이송용 로봇 분야에서 국내 기업 중 독보적인 기술력을 갖고 있다. 라온테크는 지난 2011년 미국, 일본 등 일부 기업이 독점하고 있던 반도체 웨이퍼 이송용 진공 로봇의 국산화에 성공해 시장 점유율을 확대 중이다.

◇ 김원경 라온테크 대표 "로봇 국산화, 소·부·장 국산화할 수 있는 최고 기회"

김 대표는 "반도체 생태계 중 메모리 반도체 부분은 우리나라가 전 세계 일등이지만, 반도체 장비 부분은 세계 시장에서 10퍼센트(%)도 안 된다"며 "예전부터 장비 부분의 국산화가 이야기가 많이 나왔지만, 말로만 그친 경우가 많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하지만 이번 일본 경제 보복으로 인한 국산화 의지는 이전과 다르게 업계 전체가 하나로 똘똘 뭉친 느낌"이라며 "정부와 산업계 모두 기존에 일본에 의존하던 소재·부품·장비를 대체해 보자는 생각이 확산 중"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라온테크 역시 현재 로봇에 들어가는 소재와 부품을 국산화하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라고 전했다. 김 대표는 "라온테크는 부품 국산화율이 약 80%고, 나머지 20%는 수입을 하고 있다. 20% 중 대부분의 18%를 일본에 의존하고 있다"며 "로봇은 제품 하나라도 제대로 수급하지 않으면 문제라서 최근 일본의 경제 보복으로 걱정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우려했다.

또 "국내 소재·부품 메이커들도 예전보다 기술력이 많이 나아졌다고 생각해서 로봇에 들어가는 소재와 부품 국산화 비율을 높일 것"이라며 "현재 오랫동안 감속기를 연구해 국산화에 성공한 '에스비비테크'(SBB) 제품 도입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SBB는 반도체라인 부품 및 정밀감속기 등을 생산하는 중소기업으로 일본에서 생산·공급되는 하모닉 감속기를 국내 기술로 양산에 성공한 기업이다. 중기부·삼성전자·중소기업중앙회는 지난달 30일 '소재·부품·장비 상생형 스마트공장 1호 기업'으로 선정해 스마트 공장화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김 대표는 이날 구체적으로 튼튼한 국내 반도체 생태계 조성을 위한 방안도 제시했다. 그는 "반도체 공정은 케이크에 양초를 7조~10조개를 꽂는 과정에 비유할 만큼 다양한 부품·소재 그리고 예민함을 요구한다"며 "좋은 신제품과 기술이 만들어져도 생산라인의 안정성을 우려해 쉽게 변화를 주기 힘들다"고 분석했다.

이어 "정부, 삼성전자, 하이닉스, 반도체 업체들, 학계 등 국내 반도체 업계 관계자들이 함께 모여 새로운 제품과 기술 등을 인정할 수 있는 일종의 '인증 제도'(프로그램)을 만들었으면 좋겠다"며 "반도체 회사들이 인증 제도를 거친 신제품과 기술은 과감히 생산 라인에 적용하는 반도체 생태계를 만들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 곧 20주년 맞는 라온테크…코스닥 이전 상장, 해외 진출 확대로 외연 확장

곧 20주년을 맞이하는 라온테크는 창립 초기부터 지금까지 '로봇'에 대한 열정과 집중을 통해 로봇 전문회사로 도약하고 있다.

김원경 라온테크 대표를 비롯한 라온테크 경영진들은 대부분 '대우중공업'에서 근무한 공통분모를 갖고 있다. 이들은 지난 1997년 대우중공업이 외환위기(IMF)로 인해 '로봇' 분야의 투자 및 연구를 중단하자, 로봇에 대한 연구를 멈출 수 없어 퇴사 후 라온테크를 설립했다.

라온테크는 지난 2000년 설립 후 지금까지 반도체·디스플레이 공장에서 필요한 로봇들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했다. 라온테크는 반도체 분야에서 ΔEFEM ΔBackBone ΔATM ΔVaccum ΔAligner ΔSCAR Robot,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Δ8G Glass handling ΔVacuum Cluster Tool Δ6G Glass Handling 등 진공 상태 유지가 중요한 공장에서 이송할 수 있는 로봇들을 개발하는 데 집중했다.

회사는 최근 반도체 분야에서 '시스템반도체' 분야에 적극적인 투자를 늘리기로 한 변화에 대응해 이미 시스템 반도체 공정에 필요한 로봇 개발을 마친 상황이다.

지난 4월 삼성전자는 오는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 133조원을 투자해 명실상부한 글로벌 반도체 1위를 달성할 것이라는 '비전 2030'을 내놓은 바 있다. 정부도 시스템 반도체를 차기 먹거리 산업으로 삼고 현재 적극 지원 중이다.

김 대표는 "시스템 반도체 공정은 기본적으로 메모리 반도체 공정과 장비 자체는 비슷하지만 다양한 칩들을 '패키지'하는 능력이 필요하다"며 "라온테크는 이미 시스템 반도체 공정에 필요한 기술과 준비가 모두 완료된 상태"라고 자신감 있게 말했다.

이어 "국내 장비 회사가 시스템 반도체 생산라인에 많이 진입하길 기대하고 있다"며 "라온테크 장비들도 시스템 반도체 공정에 많이 들어갔으면 좋겠다"고 희망 섞인 목소리로 답했다.

또 라온테크는 최근 바이오 붐과 4차 산업혁명을 맞이해 스마트팩토리와 바이오 공정에도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으며 ΔDeltaFly Δ협동로봇 ΔPharmaceutial Automation ΔPharmaceutical Automation 등을 개발·제조하며 변화를 준비 중에 있다.

라온테크의 3년 동안 매출 증가율은 13.7%에 이르며, 지난해엔 매출액 243억원을 달성하는 등 최근 급성장 중이다. 코넥스에 이어 코스닥 상장도 준비하고 있다. KB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다음 해 상반기 상장이 목표다. 기술상장 특례 조건을 충족했고, 소재부품 전문 기업에 대해서는 추가 우대를 받을 수 있는 등 큰 어려움 없이 상장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라온테크는 이날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해 우리나라 시장을 넘어 적극적으로 전 세계 시장으로의 확대계획도 발표했다.


김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수출 규제를 할 때, 반도체 수출을 하지 않는다고 할 정도로 반도체는 4차 산업혁명(디지털 트렌스포메이션)의 핵심"이라며 "현재 반도체 시장은 일시적인 위축으로 진단하고 있다. 앞으로 반도체는 지금보다 10배 이상 필요하고 더 성장하리라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라온테크는 중국 시장에 제품을 공급하기 시작했고, 오는 11월 말쯤에는 미국으로 시장을 확대할 예정"이라며 "한국에서 성장하면 글로벌 기업이 될 수 있는 희망을 보여주는 회사, 소재·장비·부품 시장에서 모범이 될 수 있는 회사"로 성장하고 싶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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