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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퀀텀닷 나노복합 소재 개발… 기존보다 발광강도 최대 21배 향상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9.30 13:34

수정 2019.09.30 13:34

사진 왼쪽은 블록공중합 고분자 및 퀀텀닷으로 이루어진 나노 복합 소재를 나타낸 이미지. 무작위로 뒤엉킨 미세한 공극들은 입사광 및 방출광과 고분자 매질의 극대화된 상호작용(노란색 화살표)을 유도하며, 결과적으로 높은 광흡수도, 광추출도의 증대효과를 발생시킨다. KAIST 제공
사진 왼쪽은 블록공중합 고분자 및 퀀텀닷으로 이루어진 나노 복합 소재를 나타낸 이미지. 무작위로 뒤엉킨 미세한 공극들은 입사광 및 방출광과 고분자 매질의 극대화된 상호작용(노란색 화살표)을 유도하며, 결과적으로 높은 광흡수도, 광추출도의 증대효과를 발생시킨다. KAIST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팀이 값비싼 발광 소재를 적게 사용해 디스플레이 제품을 만들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KAIST는 신소재공학과 정연식 교수, 전덕영 교수, 전기 및 전자공학부 장민석 교수 공동 연구팀이 팝콘처럼 내부에 공기주머니가 가득한 고분자 매개물질과 퀀텀닷이 융합된 새로운 발광 소재 개발에 성공했다고 30일 밝혔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활용해 퀀텀닷의 광 발광 특성이 순수 퀀텀닷 필름과 비교해 최대 21배까지 증가하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를 청색 LED 발광 소재로 적용했을 때 순수 퀀텀닷 대비 7배 이상의 발광 강도 향상 및 45% 이상의 내구도 향상 효과가 있음을 확인해 차세대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로 적용 가능성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기술은 국내 특허로 등록됐으며, 미국 등 해외 특허 심사 중이다.

정연식 교수는 "개발한 복합소재 매개물질은 가시광선 전 파장 범위에서 발광 강도 증대 효과가 있어 퀀텀닷 이외에도 다양한 발광 소재에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이 기술을 활용하면 값비싼 발광 소재를 적게 사용하고도 우수한 발광 특성을 구현할 수 있어 차세대 디스플레이 원가 경쟁력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김건영, 김신호, 최진영 연구원이 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미국 화학회가 발간하는 국제학술지 '나노 레터스(Nano letters)' 9월 3일 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수년 전 국내 대기업이 퀀텀닷 LED TV를 출시하고 차세대 퀀텀닷 올레드(OLED) TV 출시를 발표하면서 퀀텀닷 소재는 디스플레이용 핵심 소재로 떠올랐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순수 퀀텀닷 필름은 광흡수도와 광추출도가 높지 못하고 인접한 퀀텀닷 간의 상호작용으로 광 효율이 매우 낮아지는 문제가 있었다.

문제 해결을 위해 공동 연구팀은 블록공중합 고분자를 습도가 제어된 환경에서 코팅해, 고분자와 물 입자 사이를 미세하게 분리했다.

이후 수분을 빠르게 증발시키면서 형성되는 미세하게 비어있는 틈새 구조에 퀀텀닷이 고르게 배열된 소재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마치 옥수수를 가열하면 내부의 수분이 수증기로 팽창해 빠져나가면서 속이 빈 팝콘 구조가 형성되는 원리와 유사하다.

연구팀은 이 다공성 고분자 매질을 활용하면 빛과 고분자 매질의 상호작용이 극대화돼 퀀텀닷 복합소재의 광흡수도와 광추출도가 각각 4~5배씩 증가하는 것을 발견했다.

또한, 블록 공중합 고분자는 수 나노미터(nm) 크기의 상분리 구조를 스스로 내부에 형성해 퀀텀닷 입자들을 고르게 분산시켜 줌으로써 퀀텀닷 간 상호작용에 의한 발광 강도 감소 현상도 크게 낮춰 준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미래소재디스커버리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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