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현직검사 "윤석열, 은혜도 모르나…왜 어려운길 갈까"

뉴시스

입력 2019.09.30 13:42

수정 2019.09.30 13:51

현직 검사, 검찰 내부 통신망에 글 올려
윤석열 '반어적 표현' 지지…조국은 비판
"살아있는 정권 수사 엄정히 하면 안돼"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조국 법무부 장관이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방배동 자택을 나서고 있다. 2019.09.30.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조국 법무부 장관이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방배동 자택을 나서고 있다. 2019.09.30.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 나운채 기자 = 검찰이 조국(54) 법무부 장관 관련 각종 의혹을 수사 중인 가운데, 윤석열(59·사법연수원 19기) 검찰총장에 대해 현직 검사가 반어적 표현으로 그를 지지하는 글을 올렸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장모(40·36기) 인천지검 부천지청 소속 검사는 이날 오전 검찰 내부 통신망 '이프로스'에 '총장님, 왜 그러셨습니까'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장 검사는 글에서 "임명권자로부터 그리도 신임을 두텁게 받아 여러 반대에도 불구하고, 총장까지 되셨다"며 "제대로 파격적인 인사로 검찰총장까지 됐는데 이리 은혜를 모르는가"라고 말했다.

이어 "그 의중을 잘 헤아려 눈치껏 수사를 했으면 이리 역적 취급을 받지 않으셨을 것"이라며 "지난 정권 때도 그리 정권 눈치 살피지 않고 국정원(국가정보원) 댓글 수사하다가 여러 고초를 겪었으면서 또다시 그 어려운 길을 가려는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적었다.


조 장관 관련 검찰 수사로 인해 여권 등으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는 현 상황을 반어적으로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장 검사는 "총장이 이리 엄정히 (조 장관 관련) 수사를 하지 않았으면 특수수사는 살리고, 총장께서 검찰 개혁에 저항한다는 오명을 쓰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헌법 정신과 법적 절차에 따라 엄정하게 수사하려고 하는 총장 때문에 검찰 개혁을 원하는 많은 검찰 구성원들까지도 (개혁에) 저항하는 세력으로 몰리게 되지 않았나"라고 반문했다.

또 윤 총장이 야당과 내통하고 있다는 일각의 주장을 지목하며 "지지율도 높고, 총장을 그리도 신임하는 여당 쪽과 내통하는 게 더 편하지 않나"며 "왜 그런 의혹을 받고 있나"고 전했다.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윤석열 검찰총장이 30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구내식당으로 향하고 있다. 2019.09.30.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윤석열 검찰총장이 30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구내식당으로 향하고 있다. 2019.09.30. yesphoto@newsis.com
조 장관 관련 의혹에 대한 언급도 내놨다. 장 검사는 "공부는 스스로 하는 것이고, 대학을 누가 대신 보내주지 않는다고 배우고 여태껏 그게 맞겠다고 생각해왔는데 이제 보니 그것도 틀린 것 같다"며 조 장관 자녀 입시 관련 의혹을 빗대 말했다.

또 "가진 돈이 많고 아는 정보가 많아 사모펀드 같은 곳에 투자해서 쉽게 돈 좀 불리면 어떤가"며 "당첨될지도 모르는 복권을 살 게 아니라 좀 더 가능성이 있는 사모펀드 공부를 제대로 해보는 게 맞을 것 같다"고 비꼬았다.

장 검사는 아울러 "총장 덕에 앞으로 후배 검사들은 살아있는 정권과 관련된 수사를 절대 엄정하게 하면 안 된다는 것을, 수장과 관련된 수사는 신속히 해서도 안 되고, 어쩔 수 없이 많은 인원을 필요로 하더라도 적당한 인원의 수사 인력을 제한해 압수수색 장소도 적당히 구색 맞춰 몇 군데만 해야 하는 것을 절실히 배웠다"고도 언급했다.


조 장관을 직접 비판하기도 했다. 장 검사는 조 장관이 자택 압수수색 당시 현장에 있던 검사와 통화한 사실을 언급하며 "장관이라고 밝히며 수사 검사에게 피의자의 남편으로서 전화하는 등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의 실현 불가능성을 제대로 보여주는 분"이라며 "검찰 개혁의 가장 적임자로고도 하는데, 특별한 초능력을 가진 분일 수도 있지 않겠나"라고 지적했다.


장 검사는 끝으로 "이같이 총장이 가는 길과 달리 가고자 하는 게 법치주의 국가이고, 헌법정신에 맞는 것이긴 한가"라고 반문하며 글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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