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기업 어깨 짓누르는 고용보험료 인상

근로자·회사 절반씩 부담
규제혁신으로 보상하길

10월 1일부터 실직자들은 실업급여를 더 길게, 더 많이 받을 수 있다. 개정 고용보험법 시행에 따른 것이다. 실업급여 지급기간은 최장 240일에서 270일로 늘어난다. 급여액은 실직 전 3개월 평균 임금의 50%에서 60%로 높아진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고용안전망이 가장 취약한 축에 속한다. 문재인정부가 실업급여 기간과 액수를 손질한 것은 바람직하다. 다만 그 과정에서 기업의 어깨를 짓누르는 일은 없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실업급여는 고용보험에 가입한 근로자가 실직했을 때 주는 돈이다. 보험료는 근로자 본인과 기업이 절반씩 낸다. 아직 적립금은 넉넉한 편이다. 하지만 최저임금이 다락같이 뛰면서 적립금이 빠른 속도로 줄고 있다. 이 마당에 실업급여를 더 많이, 더 길게 주면 적립금은 머잖아 바닥이 드러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정부는 실업급여 보험료율을 현행 1.3%에서 1.6%로 0.3%포인트로 올리기로 했다. 이 역시 10월 1일부터 시행된다.

보험료율 인상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고용보험 기금이 화수분이 아닌 다음에야 누군가는 돈을 내야 한다. 근로자 몫은 수혜자 부담 원칙에도 맞다. 문재인정부는 폭넓은 복지 확대정책을 펴고 있다. 이른바 문재인케어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중장기 재원조달 계획을 따로 세우지 않아 퍼주기라는 비판을 받는다. 실업급여 정책은 다르다. 혜택을 넓히는 동시에 부담(보험료율)도 높였다. 현실적인 선택이다.

하지만 그 바람에 기업의 어깨가 더 무거워졌다. 실직 근로자는 급여라도 받는다. 그러나 기업은 아무 보상도 없다. 그저 보험료 부담만 떠안게 됐다. 복지국가의 모델인 스웨덴 사례를 보면 우리 정부가 배울 점이 많다. 스웨덴 기업들은 한국 기업보다 더 많은 세금, 더 많은 사회보험료를 부담한다. 2015년 기준 스웨덴의 조세부담률은 33.6%로 한국(18.5%)보다 배가량 높다. 조세와 사회보험료를 합친 국민부담률은 스웨덴이 43.3%, 한국이 25.2%로 역시 차이가 크다. 이런데도 스웨덴 경제는 잘 굴러간다. 그 비결이 뭘까.

스웨덴은 시장의 자율을 최대한 보장한다. 기업이 재량껏 돈을 벌 수 있도록 알아서 규제를 풀어준다. 그러니 기업도 불만이 적다. 우린 어떤가. 규제는 빡빡하고 부담은 갈수록 커진다. 기업이 불만을 품지 않을 수 없다.
고용보험료는 준조세다. 납세자인 기업은 세금을 내는 만큼 혜택을 돌려받을 권리가 있다. 가장 큰 혜택은 규제완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