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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M&A 시장 2년여 만에 최악 불황, 불확실성 증폭이 원인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0.01 15:08

수정 2019.10.01 15:08

미국 담배 기업 필립모리스(위)와 알트리아의 로고.로이터뉴스1
미국 담배 기업 필립모리스(위)와 알트리아의 로고.로이터뉴스1


[파이낸셜뉴스] 세계 각국의 인수합병(M&A) 규모가 올해 갈수록 심각해지는 정치·경제적 불확실성 때문에 약 2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현재 경영자들이 몸집 불리기보다 수익 개선에 신경 쓰고 있다면 서도 지금 같은 불황이 오래가지는 않는다고 내다봤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다국적 시장조사업체 리피니티브 자료를 인용해 올해 3개 분기 세계 M&A 체결 총액이 2조8000억달러(약 3358조원)라고 전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1% 떨어진 금액이다. 지난 3·4분기 M&A 규모는 7400억달러로 2017년 2·4분기 이후 가장 낮았다.

미국 법무법인 폴 와이스의 스콧 바셰이 파트너는 "M&A 시장은 경영진이 미래에 대한 신뢰가 있을때 성장하는 법인데 지금 세계 곳곳의 정치·경제적 사태들을 보면 그러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기업들이 지정학적, 경제적 불확실성이 어떻게 풀릴 지 보면서 더 나은 계획이 나올 때까지 전략적으로 관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 법무법인 킹앤드스팔딩의 제임스 울럴리 M&A 대표는 많은 대형 기업들이 일단 포트폴리오 합리화 차원에서 자산 매각이나 사업부 분리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유럽의 올해 M&A 총액은 5560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2% 급감했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에 따른 불확실성 때문이다. 같은 기간 아시아의 M&A 활동 역시 12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중국의 M&A 때문에 크게 위축됐다. 미국 시장 역시 부진을 면치 못했으며 지난달에는 담배 업체들인 필립모리스와 알트리아의 2000억달러 규모 합병이 결국 무산되면서 얼어붙었다.

시장이 위축되면서 그동안 관련 수수료로 막대한 수익을 올렸던 은행들의 수익도 악화됐다. 모간스탠리, JP모간등 주요 은행들이 올해 M&A 주간 수수료로 챙긴 금액은 전년 동기 대비 11% 줄어든 203억달러에 그쳐 지난 5년 가운데 가장 낮았다.


다만 지금 같은 추세가 계속될 지는 의문이다. 스위스 크레디트스위스은행의 로빈 란킨 M&A 공동 대표는 "만약 경제가 느리게나마 계속 성장한다면 M&A 시장 역시 나아질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 시장 상황은 불확실성과 시장 내 구매자와 판매자가 엇갈려서 생긴 단기적인 어려움이다"고 덧붙였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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