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文·경제수장 회동, 한·일 경색 푸는 계기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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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만 상의회장 등 참석
실물경제에 돌파구 기대

문재인 대통령이 4일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을 비롯한 경제4단체장을 만난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김영주 한국무역협회장도 참석한다. 문 대통령은 취임 이후 기업인들을 자주 만나는 편이다. 2017년 7월엔 호프미팅을 가졌고, 올 1월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과 청와대 경내를 거닐며 대화를 나눴다. 7월에도 기업인들을 불러 일본의 무역보복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국정 최고 책임자가 실물경제를 잘 아는 기업인 또는 경제단체장을 자주 만나는 것은 바람직하다.

현안은 차고 넘친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일 국감에서 "올해 성장률 목표치인 2.4~2.5%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일부 민간 연구소 중에는 1%대 하락을 점치는 곳도 있다. 문재인정부의 트레이드마크인 소득주도성장이 시장에선 제대로 먹히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문 대통령은 뭐가 어디서부터 잘못됐는지 경제 원로들의 의견을 경청하기 바란다.

한·일 갈등을 어떻게 풀지에 대해서도 깊이 있는 논의를 기대한다. 지난달 하순 서울에서 열린 한일경제인회의는 "양국 정부가 대화를 통해 관계 복원을 위한 적절한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는 공동성명을 냈다. 기업인들은 정치와 맞서길 주저한다. 기업인들이 저런 성명을 냈다는 것 자체가 큰 결단이다. 문 대통령은 절제된 표현 속에 담긴 기업의 어려움을 헤아려주기 바란다.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종료일(11월 22일)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 그 전에 양국 정부가 협상채널을 본격 가동하기 바란다.

주52시간 근무제가 새해부터 50~299인 사업장으로 확대 실시된다. 주로 중소기업들이 이 범주에 해당된다. 중기중앙회는 최근 국회에 주52시간 근무제를 1년 뒤로 미뤄줄 것을 요청했다. 김기문 회장이 문 대통령에게 현장의 현실을 잘 전달하기 바란다.

지금 한국 경제를 둘러싼 대외여건은 아주 나쁘다. 1990년대 말 외환위기 때 세계 경제는 잘 굴러갔다. 그 덕에 한국도 일찌감치 수렁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2008년 금융위기 땐 미국을 비롯해 전 세계가 위기감을 공유했다. 지금은 미·중 통상마찰에서 보듯 오로지 각자도생이다.
이 마당에 한국 경제엔 디플레이션 먹구름까지 낄 조짐이 보인다. 문재인정부 5년이 아니라 앞으로 10년, 20년을 내다보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4일 청와대 회동이 변화의 출발점이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