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사설

[fn사설] 세계 제조업 경기 급랭, 한국 경제에 먹구름

파이낸셜뉴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0.03 17:06

수정 2019.10.03 17:06

세계 제조업 경기가 급속히 얼어붙고 있다. 그동안 세계 경제를 견인해온 미국 경제마저 급랭해 침체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미국의 9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금융위기 이후 1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그 충격으로 뉴욕 증시와 독일·프랑스·영국 등 유럽 주요국 증시가 동반 폭락했다.

미국뿐만이 아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국가들의 PMI도 7년 만에 최저로 떨어졌다.
특히 독일은 10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중국과 일본 경제도 침체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중국은 올해 6%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일본의 대형 제조업 체감경기 지표가 6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일본은 여기에 지난 1일부터 소비세 인상까지 겹쳐 경기침체가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잘나가던 미국 경기가 나빠지기 시작한 것은 미·중 무역전쟁 탓이 크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을 상대로 무역전쟁을 시작한 이후 한국은 물론이고 세계 주요국 경제가 큰 타격을 입었다. 그동안 미국 경제만 거의 유일하게 호경기를 누려왔다. 그러나 미국 경제도 점점 영향권에 들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월부터 미국의 수출이 위축됐고 지난달에는 고용지표도 나빠졌다.

트럼프 행정부는 그러나 세계 경기침체를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다. 2일(현지시간) 중국에 이어 유럽연합(EU)에도 징벌적 관세 부과를 선언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오는 18일부터 EU산 항공기에 10%, 농산물 등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세계무역기구(WTO)가 에어버스 보조금을 불법으로 판정한 데 따른 조치다.

글로벌 공급망이 무너지면서 세계 경기침체가 가속화하고 있다. 그럼에도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전쟁을 수습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세계무역이 위축되면 수출해서 먹고사는 한국이 최대 희생자가 될 게 뻔하다.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두 달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디플레 공포가 커지고 있다. 한국 경제에 먹구름이 밀려오고 있다.
정부는 최악의 상황을 감안해 대비책을 촘촘하게 마련하기 바란다.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