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文대통령에게 통합의 정치를 당부한다

정치가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민심은 친조 대 반조, 친문 대 반문으로 쪼개졌다. 여당은 서울 서초동 검찰청사 앞에서, 야당은 광화문광장에서 세를 과시하고 있다. 3일 광화문 집회에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지난주) 서초동 집회에 200만명이 모였다면 우리는 2000만명이 온 것"이라고 말했다. 5일 서초동에선 조국 법무장관을 지지하는 맞불 집회가 또 열린다.

참 불행한 역사의 반복이다. 지난 2017년 광화문광장은 국정농단을 규탄하는 시민들의 함성으로 가득 찼다. 끝내 박근혜 대통령은 탄핵 당했다. 뒤이어 등장한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통합을 약속했다. 그러나 현실은 딴판이다. 이른바 촛불정부가 출범한 지 2년5개월밖에 안 됐다. 그런데 다시 광화문광장이 들썩거린다. 집회 참가자들 사이에선 '문재인 하야' 주장이 거리낌 없이 나온다. 박 대통령이 쫓겨날 때 2년반 뒤 이런 일이 벌어지리라고 상상이나 했는가.

우리는 좌·우 분열의 씨앗이 문정부의 편가르기에서 비롯됐다고 본다. 조국 법무장관이 그 선두에 섰다. 조 장관은 청와대 민정수석 당시 한·일 갈등이 불거지자 합리적 해결책을 모색하는 보수층 인사들을 친일파로 몰아붙였다. 이어 문 대통령은 숱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조국 후보를 법무장관에 임명하는 무리수를 뒀다.

문 대통령의 분열정치는 진보진영 안에서조차 반발을 사고 있다. 현 정부의 브레인 역할을 하는 시민단체 참여연대는 조국 사태를 두고 내홍을 겪고 있다. 경실련은 일찌감치 '조국 후보의 자진사퇴가 바람직하다'는 성명을 냈다. 집권 더불어민주당 안에도 조국 장관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이들이 있다.

문 대통령더러 한국당 황교안 대표나 나 원내대표의 말을 들으라는 게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같은 진영에서 나오는 쓴소리엔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문 대통령 임기는 절반가량 남았다. 앞으로 남은 2년반은 국민 통합에 더 큰 힘을 쏟기 바란다. 그 출발점은 조국 장관 해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