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경제

내년 美 성장률 1%대?… WB·IMF "세계 성장 느려지고 있다"[세계 경기 급하강]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0.08 17:03

수정 2019.10.08 17:03

전미기업경제학회 1.8% 전망
4% 자신한 트럼프의 절반도 안돼
연준 한 차례 추가 금리인하 예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미·일 무역협정 서명식 직후 백악관 루스벨트실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미·일 무역협정 서명식 직후 백악관 루스벨트실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AP뉴시스
미국 경제학자들은 내년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 밑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또 세계은행은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이 지난 6월 예측치보다 낮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전 세계로 번지고 있는 무역전쟁, 출구가 안 보이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가 갈수록 글로벌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CNN비즈니스에 따르면 7일(현지시간) 미국 기업들에 소속된 경제학자들 모임인 전미기업경제학회(NABE)는 세계 경제둔화를 이유로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2.1%에서 1.8%로 낮춰 잡았다.
NABE가 이코노미스트 54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른 것이다. 아직 경기침체까지 비관하는 것은 아니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약속한 최대 4% 성장률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낮은 성장세가 예상된다는 것이다. 지금껏 지난해 2·4분기 한 번만 4% 성장률을 기록했을 뿐이다. 그마저도 지난해 전체로는 성장률이 2.8%를 나타낸 바 있다.

설문조사에서 응답자들은 아직 경기침체까지는 예상하지 않았지만 최근 잇단 지표 둔화와 성장률 전망 하향조정 흐름이 강화되고 있음을 확인시켜줬다. CNN비즈니스는 최근의 이 같은 흐름은 경기둔화가 더 이상 예상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와 있고, 앞으로도 한동안 지속될 것임을 뜻하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연준 추가금리 인하 기대 고조

옥스퍼드 이코노믹스 수석이코노미스트이자 NABE 설문조사 위원장인 그레고리 데이코는 "보호주의 확산, 밀실 무역정책의 불확실성, 세계 경기둔화가 주요 하강 위험요인들"이라고 지적했다.

파월 의장의 미국 경제에 대한 자신감에도 불구하고 이 때문에 연준의 추가 금리인하 기대감은 고조되고 있다.

NABE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40%가 올해 한 차례 추가 금리인하를 예상했고, 이 가운데 75%는 내년에 금리가 한 번 더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선물시장에서도 올해 추가 금리인하를 전망하고 있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시장에서는 29~3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가 떨어질 확률을 78%로 보고 있다. 또 다음 회의인 12월 10~11일 금리인하 가능성은 9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런 금리인하 여부와 관계없이 미국 경제와 세계 경제 흐름의 고삐를 쥐고 있는 미·중 무역합의 기대감은 점점 낮아지고 있다. 전날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중국측 협상대표인 류허 부총리는 이번 협상에서 정부 보조금이나 중국의 산업정책 개혁에 관한 제안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추구하는 포괄적 무역합의를 중국이 점점 꺼리고 있음을 시사한다.

7일부터 미·중 실무급 무역협상이 시작되면서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 수입재개에 나서기는 했지만 협상전망이 점점 어두워지고 있다. 랜든버그 탈만 자산운용의 필 블랭카토 최고경영자(CEO)는 "(미·중 무역협상에서) 어떤 실질적 변화나 난관 돌파 가능성은 낮다"고 우려했다. 그는 그러나 "대화가 긍정적이 된다면 이는 시장에 기폭제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계은행 신임총재 "자본 얼어붙어"

이런 가운데 데이비드 맬패스 세계은행 총재는 이날 캐나다 몬트리얼을 방문, 세계은행과 국제통화기금(IMF) 연례 회동(14~20일)에 앞서 "세계의 성장이 느려지고 있다"고 연설했다. 그는 올해 경제성장률이 "브렉시트로 인한 피해, 유럽의 경기침체, 무역 불확실성 때문에 지난 6월 예측치(2.6%)보다 낮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맬패스 총재는 아울러 "수많은 신흥시장에서 미래수입 창출을 위한 투자 증가율이 너무 부진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계속해서 오름세를 거듭하는 국제 채권 가격을 언급하고 유통 금리가 0%이거나 그 아래로 떨어진 채권이 15조달러(약 1경7928조원)에 달한다며 "자본이 얼어붙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성장을 위해 쓰여야 할 자본이 채권 발행자나 소유자들에게 혜택을 주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IMF 역시 비슷한 걱정을 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앞서 7월에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3.2%)로 잡았던 IMF가 다음주 발표에서 예측치를 더 낮출 수 있다고 주장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박종원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