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 교수와 제자가 억대 연구비 가로챈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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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황덕현 기자 = 서울 소재 한 국립대학 교수와 이 교수 연구실 소속 학생이 연구재단에서 받은 보조원 명목 연구비 2억원 가량을 빼돌려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동부지법 형사2단독 이형주 판사는 지난 7일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대학교수 최모씨(53)와 제자인 회사원 전모씨(35)에게 각각 벌금 3000만원과 1000만원을 선고했다고 9일 밝혔다.

이공학 계열 교수로 재직해온 최씨는 2013년 5월부터 2017년 4월까지 한 연구재단의 과제 2건을 수행하면서 당시 자신의 지도 아래 박사과정을 밟던 전씨와 함께 2억642만원 상당을 불법으로 교부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연구재단의 사업자금을 건네받아 관리하는 학교 산학협력단에 학부생을 연구보조원으로 등록한 뒤 이들의 계좌에 각각 입금된 인건비를 돌려받는 방식으로 금품을 가로챘다.

재판에서 최씨와 전씨 측은 "학생들의 (연구) 기여도 차이에 따라 돈을 돌려받았으며 반환된 돈은 전부 연구실 인건비나 운영비로 써서 사적 유용이 아니다"고 범행 의도를 부인했다.

그러나 법정에 선 학생 중에는 "연구에 참여한 기억이 없으며, 다른 학부생 부탁으로 연구원 등록을 해준 적 있다"는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부는 "학부생 몫 100만원 중 기여도가 없는 경우 세금을 제한 95만원을 돌려받은 경우도 있었다"며 "교수 최씨는 학부생을 연구원으로 사용하기 위해 등록한 게 아니라 지급되는 연구비를 반환받기 위한 목적으로 등록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최씨에 대해 "범행 금액이 적지 않으나 피고인이 초범인 점, 대학교수로 근면성 등을 참작해 벌금형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최씨의 지시를 실행하고 금액 중 일부를 인건비로 받아 챙긴 전씨에게는 "지도교수와 학생이라는 특수한 신분 관계 때문에 교수의 지시를 쉽게 거역할 수 없는 점 등을 종합해 형량을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국립대 교수는 국가공무원 신분으로, 금고형 이상의 실형이 확정되면 별도의 징계위원회를 열지 않고도 당연 퇴직하도록 규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