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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단기시장 혼란 파월의 정공법.."단기국채 매입 시작"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0.09 17:22

수정 2019.10.09 17:22

Federal Reserve Chairman Jerome Powell speaks at the National Association for Business Economics conference in Denver on Tuesday, Oct. 8, 2019. Powell said that U.S. job growth since early last year was not as robust as thought, a hint that the Fed may be ready to keep cutting interest rates to supp
Federal Reserve Chairman Jerome Powell speaks at the National Association for Business Economics conference in Denver on Tuesday, Oct. 8, 2019. Powell said that U.S. job growth since early last year was not as robust as thought, a hint that the Fed may be ready to keep cutting interest rates to support the economy. Downward revisions to the government's hiring data, announced in August, suggest less upward pressure on wages and inflation. (AP Photo/Thomas Peipert)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단기자금 시장 안정을 위해 곧 국채 매입을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경기부양을 위한 양적완화(QE)는 아니며 단기국채 매입에 집중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달말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열릴 때까지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파월은 덧붙였다. 연준 관계자들은 국채 매입을 통한 은행 예치금 확대 규모가 지난달 최저 수준에 비해 1500억~2500억달러 정도 높은 수준이면 시장 안정이 손쉬울 것으로 예상했다.

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파월 의장은 이날 콜로라도주 덴버에서 열린 전미기업경제학회(NABE) 연례회의 연설에서 이같이 밝혔다. 전문가들은 연준이 '땜질 처방'이 아닌 근본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는 소식을 반겼다.


앞서 연준은 지난달 16~17일 은행들끼리 하룻밤 돈을 빌릴 때 적용하는 이른바 레포(환매) 금리가 당시 연준 기준금리 목표치인 2~2.5%의 4배에 이르는 10%까지 치솟자 긴급 자금 투입을 통해 금리 하락을 유도하는 일회성 땜질 처방에 나선 바 있다. 레포금리가 연준의 정책금리 목표치 한도를 벗어나면 기준금리를 통해 단기금리 움직임을 조절하려는 연준의 목표도 실패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 17일 이후에도 자금부족 현상이 크게 완화되지 않자 연준의 공개시장조작을 담당하는 뉴욕연방은행이 매일 시장에 자금을 쏟아부었고, 11월 초순까지 자금 공급을 지속한다고 발표해 급한 불을 껐다.

연준 내부 이견이 심해 구조적인 해결 방안 마련에 시간이 걸릴 것이라던 비관과 달리 그러나 연준은 신속한 대책 마련에 나섰고, 늦어도 오는 29~30일 FOMC에서는 파월이 개괄적으로 밝힌 시장 안정 방안이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파월 의장이 제시한 방안은 시장 혼란의 원인을 곧바로 공략하는 정공법이다. 연준은 2년전 만기가 돌아오는 국채를 재투자하지 않고 이를 시장에 내다파는 식으로 시중 자금을 회수한 탓에 결국 지난달 은행들간에 예치금을 축내지 않으려는 움직임까지 불렀고, 결국 레포금리 폭등이라는 사단이 일어났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강화된 은행 자본규정 등으로 은행들의 위험관리 관행이 바뀌는 등 자금부족 외에도 여러 원인이 있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가장 확실한 배경은 역시 연준의 QE 축소에 따른 시중 자금회수와 이에따른 여유 자금 감소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은행들이 연준에 맡겨두는 여윳돈인 준비금, 또는 예치금은 연준이 추가 국채 매입을 중단, 즉 QE가 중단된 2014년 2조8000억달러에서 지난달 1조4000억달러로 반토막이 났다. 특히 국채 재투자 중단이 시작된 2년 전부터 준비금이 큰 폭으로 줄며 시장 불안의 싹이 터왔다.

연준이 그렇다고 그동안 아예 손 놓고 있던 것만은 아니다. 지난 수개월 간 은행 준비금 확대를 언젠가는 추진하겠다는 뜻을 연준은 밝혀왔다. 그러나 구체적인 시기는 그동안 언급이 없었고, 지난달 대혼란을 겪은 뒤에야 이날 파월의 입을 통해 시간 계획표가 나온 것이다.

파월은 이날 연설에서 "이제 시간이 촉박해졌다"면서 이달 FOMC 때까지는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시간을 두고 준비금 공급을 확대하는 방안에 대해 조만간 동료들과 함께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파월은 은행 준비금 확대를 위한 단기 국채 매입이 시장에 잘못된 신호로 작용하는 것도 경계했다. 금융위기 이후 장기국채 매입에 집중된 QE와는 분명히 다르다는 것이다. 그는 "이건 QE가 아니다"라면서 "어떤 의미에서도 QE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파월은 이날 연설에서 추가 금리인하에 관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는 앞으로 FOMC가 열릴 때마다 그때 그때 경제지표, 전망, 전망에 미치는 위험 등을 감안해 정책을 결정할 것이라면서 연준이 '지표 의존적'이 될 것이라고 재확인했다.
노동시장에 대해서도 긍정적이었다. 파월은 노동지표들이 탄탄하다면서 신규고용 증가 속도가 둔화되기는 했지만 노동시장 신규 진입 노동자들을 흡수하기에는 부족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다만 미중 무역전쟁,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등을 포함한 대외여건이 경제에 위협요인이 되고 있다고 파월은 경계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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