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잡기 나선 정부]

'반포 전세'신혼 타깃 소문에… 중개업소 "세무 상담 먼저"

[현장르포]
11일부터 자금 출처 추적 '강남 4구+마·용·성'
"자녀 증여 뒤 매수도 문제되냐"
강남 주요 아파트 단지마다
중개업소에 문의 전화 잇따라
매수 보류 사례도 간간이 나와
'똘똘한 한 채' 수요 많아
시세에 사실상 영향 없을 듯

정부가 연말까지 서울 고가주택을 중심으로 자금 출처와 탈세 여부를 집중조사하겠다고 밝히자 서울 강남 주요 아파트단지 부동산중개업소들은 '일단 소나기는 피하자'며 긴장하고 있다. 서울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경. 뉴스1
"최근 반포에서 거액 전세를 들어간 신혼부부들에게 세무조사가 들어갔다는 얘길 들었다. 중개업계에서도 이번 발표를 가볍게 보고 있지 않다."(서울 개포동 공인중개소 관계자)

정부가 연말까지 서울 고가주택을 중심으로 자금출처와 탈세 여부를 집중 조사하겠다고 밝히자 과열 양상을 보였던 서울 부동산 시장이 긴장하고 있다.

특히 집중조사 지역으로 꼽힌 강남 4구(강남·서초·송파·강동), 마용성(마포·용산·성동) 등에서는 주택 매수자와 매도자들이 거래 전 자금출처 소명에 문제가 없는지 확인하거나 중개업소들이 먼저 세무사 상담을 권하는 모습도 보인다.

■자금출처 조사, 강남권 "바짝 긴장"

9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 주요 아파트 단지 부동산 중개업소들은 '일단 소나기는 피하자'며 조심하는 분위기다.

앞서 지난 7일 국토교통부는 서울특별시, 행정안전부, 국세청, 금융위원회 등과 11일부터 12월까지 '서울 지역 실거래 관계기관 합동조사'를 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의심사례의 거래 당사자들로부터 추가 소명자료를 제출받아 불법 여부를 판단할 계획이다. 정부는 서면 자료만으로 소명이 어렵다고 판단되는 경우 출석 조사도 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강남 대치동의 중개업자는 "최근 자금출처 소명 관련 상담전화가 많이 왔다"면서 "주로 자녀에게 증여해 주택 매수 시 문제가 되는지 많이 물어본다"고 말했다. 용산 이촌동의 중개업소 대표 역시 "부모님 등 도움을 받아 집을 마련하려는 분들에게 먼저 세무사 상담을 받길 권하고 있다"면서 "증여로 할지, 차용으로 할지 결정해 증여세를 내거나 차용증을 작성해야지 안 그러면 나중에 골치 아파질 수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자금소명 문제로 주택 매수를 보류한 경우도 나타났다.

송파 잠실동 중개업소 관계자는 "최근에 자금소명에서 걸리는 부분이 있어 집을 사려다 중단한 경우도 있었다"면서 "증여세 부담 때문에 매수를 포기한 사례도 발생했다"고 말했다. 특히 부모가 자식에게 일부 자금을 증여해 집을 마련해주는 경우 부모 회사까지 자금출처 조사가 들어갈까 봐 매수를 보류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집값 급등 잡기에는 "역부족" 평가

다만 이 같은 사례는 많지 않고 '갈아타기' 등을 통한 정상거래가 많아 전체적 거래흐름에 큰 타격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대다수였다. 자금출처를 소명하기 위해 매수자가 이것저것 챙기면서 거래 진행과정이 더뎌질 뿐 크게 달라지는 건 없다는 것이다.

과거 사례에 비춰볼 때 단속이 강화된다 해도 특이하게 자금출처가 불분명하거나 차입금이 과다하거나 한 경우 아니면 조사에 포함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송파 잠실동 또 다른 중개업소 관계자는 "기존 집을 팔고 똘똘한 한 채로 갈아타는 수요가 많기 때문에 정상거래가 대부분"이라며 "아직까지는 중개업소에서 조금 더 신경쓰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 방침에도 최근 서울 집값이 오름세로 돌아선 배경이 '투기거래'라는 판단하에 자금출처 조사에 나섰지만 정부가 원하는 '집값 잡기'에는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강남구 대치동 중개업소 대표는 "최근 신축 아파트 값이 뛰면서 개포와 반포 집값이 1~2개월 사이에 3억원 이상 올랐다"면서 "정부가 집값 급등을 우려해 대책을 내놨지만 시세에 영향이 없을 것 같은 정책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마포 아현동 중개업소 관계자 역시 "정상거래가 대부분인 데다 매물 자체가 별로 없어서 하나만 팔려도 집주인들이 호가를 올리고 있다"고 전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 박광환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