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에너지·금융까지… 건설사, 사업다각화로 위기 돌파

반도건설, 한진칼에 지분투자
현대산업, 아시아나 인수전 참여
보성그룹, 에너지개발사업 추진

건설사들이 사업다각화에 한창이다. 사업 다각화로 건설공사 등 시공 위주에서 벗어나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건설사들의 사업다각화는 신성장동력 발굴이라는 긍정적인 측면과 더불어 건설업 규제와 건설경기 침체로 건설업이 한계에 봉착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의 건설기업경기실사지수(CBSI)는 올해 8월, 6년래 최저치인 65.9를 기록하며 부진했다.

■건설사 위기, '사업다각화'로 돌파

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반도건설이 대한항공이 속해있는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 지분투자를 확대한 것을 두고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반도건설 계열사들은 기존에도 4%대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는데 지분을 추가로 획득한 것. 반도건설 계열사들은 '단순 투자 목적'이라고 밝혔지만 건설업계에서는 다른 시각을 보이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의 경우에도 아시아나항공 인수전 참여를 통해 사업범위를 더 넓혔다. 현대산업개발은 전략적투자자(SI)로 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에 참여했다. 현대산업개발측은 아시아나항공 인수전 참여가 유통산업과 융복합 개발사업을 통한 수익창출과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산업개발은 이밖에 오크밸리 경영권 인수 절차도 끝냈다. 현대산업개발의 이같은 행보는 "변화하는 것은 어렵지만 남들보다 조금씩 먼저 변화해 경쟁력을 키워나가자"는 정몽규 회장의 지론 때문이라는 진단이다.

대우건설의 경우 최근 리츠 산업에 진출했다. 리츠(REITs)는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이나 부동산 관련 대출에 투자해 발생한 수익을 투자자들에게 배당하는 상품이다.

대우건설은 건설과 금융이 융합된 새로운 사업모델을 만들어 회사의 신성장동력으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또 개발리츠나 임대리츠에 직접 출자함으로써 디벨로퍼의 역할도 수행할 예정이다. 공사를 수주해 시공하는 단순 건설사에서 부지매입·기획·설계·마케팅·시공·사후관리까지 하는 종합디벨로퍼 회사가 목표인 것이다.

■중견사, 에너지·물류 사업 투자

중견건설사들도 사업다각화에 열심이다.

우선 한양, 보성산업이 속한 보성그룹은 KDB산업은행과 손잡고 전남 묘도에 LNG 허브 터미널 등을 설치하는 에너지 부문 지역개발사업에 나서고 있다. 현재 LNG 부문과 신재생 사업을 추진 중인 보성그룹은 이번 묘도 개발사업에 있어 단순 터미널 건설에 그치지 않고 발전소 건립 등을 포함해 향후 생산 및 판매까지 담당하는 종합적인 그룹의 수익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우미건설은 지난 3월 케이클라비스자산운용이 경기도 이천과 용인에 첨단물류센터를 짓는 프로젝트에 20억원을 투자한 데 이어 377억원 규모의 이천시 소재 물류센터 시공권을 따냈다. 호반건설(호반그룹)과 중흥건설도 건설업 이외에도 레저와 유통, 금융, 언론산업에 진출하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주택시장 침체와 그에 따른 수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대형사와 중견사 가리지 않고 신시장에 진출하고 있다"면서 "새로운 활로·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서인데 기존의 레저·유통은 물론 항공·리츠 산업 등으로 다변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달 CBSI는 8월보다 14.6포인트 증가한 79.3포인트를 기록하며 기업 심리가 다소 진정됐다.
문제는 앞으로 이런 회복세가 지속되지 않고 상황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관측되는 점이다. 10월 전망치는 9월 대비 3.1포인트 하락한 76.2이다.

건설산업연구원 박철한 부연구위원은 "통상 10월에 계절적 요인에 의해 CBSI가 2∼3포인트 상승하는 것이 일반적이다"면서 "그럼에도 전망치가 낮은 것은 건설기업들이 향후 상황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ck7024@fnnews.com 홍창기 기자